“손흥민 왜 자주 우는지 알겠다”…처음 태극마크 달고 오열한 김주형[파리올림픽]

  • 등록 2024-08-05 오전 10:00:47

    수정 2024-08-05 오전 10:00:47

울어서 부은 눈으로 취재진 앞에 선 김주형(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2024 파리올림픽에서 공동 8위에 올라 한국 남자골프 최고 성적을 쓴 김주형(22)이 최종 라운드를 마친 뒤 눈물을 쏟아냈다.

김주형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파71)에서 열린 대회 골프 남자부 4라운드까지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치고 단독 8위를 기록했다. 한국 남자골프 최고 성적이다.

김주형은 경기를 마친 뒤 한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할 정도로 감정이 북받친 모습을 보였다. 스코어 접수처에서 스코어카드를 제출할 때도 눈물을 닦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고, 중계권사와 외신 인터뷰,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할 때까지도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는 이렇게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첫 올림픽 출전이었는데 이렇게 감동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메달을 못 따서 우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주형은 “사실 17번홀 정도부터 (감정이) 올라왔다. 올해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받은 스트레스에 동반 플레이를 한 스코티 셰플러가 해준 말들이 겹치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셰플러가 해준 얘기는 개인적인 부분이라 다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셰플러가 제 고민을 많이 들어주다 보니 제 생각을 잘 안다. 고생했다고 해주는 말이 고마웠다”고 설명했다.

김주형과 이날 금메달을 따낸 세계랭킹 1위 셰플러는 절친한 사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3승을 거두며 우승할 때도 울지 않았던 그는 “대회가 끝나고 이렇게 울음이 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신기해했다.

김주형은 “나라를 대표한다는 부담감도 컸고 우리 남자골프가 아직 올림픽 메달이 없어서 이번이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며 “제가 메달을 따면 대한민국 골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감정들이 대회가 끝나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림픽 경험이 어떤 것인지 잘 느꼈고, (축구 국가대표인) 손흥민 선수가 왜 그렇게 자주 우는지 이제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경기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올림픽 메달을 위해 마음 단단히 먹고 부담을 갖고 달렸다. 하지만 그러지 못해(메달을 획득하지 못해) 죄송스럽다. 책임감이 더 많이 느껴진다. 현장에서도 한국에서도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모든 한국 팬들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너무 죄송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태극기를 옷에 붙이고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나가는 게 얼마나 영광스러운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처음으로 경기가 끝나서 눈물을 흘렸다. 우승했을 때도 나오지 않던 눈물을 보면서 동기부여가 넘쳤다. 다시 이 무대에 서겠다. 약속한다”며 “대한민국 사랑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그린에 공 올리는 김주형(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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