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헝가리 첫 금메달 뒤엔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

  • 등록 2018-02-23 오후 3:32:27

    수정 2018-02-23 오후 3:32:27

국산 스포츠웨어를 입은 헝가리 남자 쇼트트랙 대표 산도르 류 샤오린이 22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계주에서 결승선을 가장 통과한 뒤 엄지를 세우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애플라인드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헝가리 쇼트트랙 대표팀과 한국의 특별한 인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헝가리 쇼트트랙 대표팀은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6분31초971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제1회 동계올림픽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나온 헝가리가 올림픽에서 획득한 첫 번째 금메달이다.

경기 후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이 알려졌다. 이번 올림픽에서 헝가리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코치진 중 한 명이 한국인 전재수(49) 코치다. 그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미국 쇼트트랙팀을 이끌었고, 2014년부터 헝가리 대표팀의 제의를 받고 코치로 부임했다.

헝가리 쇼트트랙 대표팀이 입고 있는 유니폼도 눈길을 끌었다. 오른쪽 가슴에 새겨진 사과 모양의 로고는 국산 브랜드 ‘애플라인드’다. 국내에선 기능성 스포츠 웨어를 만드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으며, 빙상과 스키, 양궁 등의 선수들에게 유니폼 등을 제공해왔다.

헝가리 쇼트트랙 대표팀이 국산 브랜드의 제품을 입고 올림픽 무대에 선 배경에도 전재수 코치의 공이 크다. 전 코치가 헝가리 대표팀을 맡은 이후 지인을 통해 애플라인드를 소개받았고, 애플라인드가 헝가리 쇼트트랙 대표팀의 유니폼을 제작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 선수들은 유럽산 경기복을 입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쇼트트랙이나 스피드 스케이팅처럼 속도를 겨루는 종목은 찰나의 순간에 승부의 결과가 바뀐다. 이에 선수들은 0.01초라도 기록을 단축시키기 위해 유니폼 결정에 매우 신중하다. 또한 예리한 스케이트의 날에 선수가 다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안감에 방탄 소재를 써서 부상의 위험을 감소시켜 주는 것은 물론 미세한 움직임에도 근육의 떨림을 잡아주고 허벅지 등 힘이 필요한 부위에 집중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컴프레션 기능,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체형 디자인 등을 담아내야 한다. 헝가리 쇼트트랙 대표팀은 여러 제품을 비교해본 뒤 국산 애플라인드의 우수한 기능성을 인정해 최종 결정했다. 기술력에서 가장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는 게 애플라인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헝가리 대표팀은 한국인 전재수 코치 영입과 애플라인드의 유니폼을 입은 이후 기록이 좋아졌다. 금메달의 주역인 산도르 류 샤오린은 지난해 서울세계선수권 500m에서 생애 처음 메이저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고, 올해 월드컵에선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따내며 1000m 1위, 500m 2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그리고 한국의 평창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처음 조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과 보통 인연이 아닌 셈이다.

김윤수 애플라인드 대표는 “보통 빙상 유니폼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네덜란드에서 제작한 제품을 선호하는데, 토종 기술력으로 제작한 우리나라 브랜드 빙상 유니폼을 외국 국가대표가 선택한 것은 처음” 이라며 “현재 영국 등 유럽에서 스포츠 의류 제작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으며, 헝가리 실업팀에서는 이미 유니폼 추가 주문을 마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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