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점 앞둔 ‘캐리어’]①‘캐리어’, 느슨한 추리vs설레는 삼각관계

  • 등록 2016-10-17 오후 4:20:00

    수정 2016-10-17 오후 6:04:28

MBC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MBC 월화미니시리즈 ‘캐리어를 끄는 여자’(이하 ‘캐리어’)가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 배우 최지우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주목 받은 ‘캐리어’는 법정물과 로맨스라는 복합장르를 내세웠다. 첫 회 시청률 6.9%에서 출발해 점진적인 상승세를 그리고 있지만 아직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려’ 보다 시청률 순위에선 앞서지만, 그렇다고 월화극 1위인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과 비등한 경쟁이로 볼 순 없다. ‘캐리어’는 이대로 애매한 결과를 맞이해야 할까. 전환점을 앞두고 ‘캐리어’를 분석해 봤다.

◇쫄깃한 추리는 글쎄…장르물의 아쉬움

‘캐리어’는 잘 나가던 로펌 여성 사무장 차금주(최지우 분)가 몰락 후 재기하는 과정을 그린다. 법정물, 로맨스,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를 버무렸다. 로펌을 배경으로 매번 새로운 의뢰인과 사건이 등장하고, 차금주를 중심으로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여기에 미스터리 요소를 추가했다. 오성로펌과 연결돼 있는 미스터리한 인물 강프로(박병은 분)가 감추려는 ‘노숙소녀 사건’이다. 함복거(주진모 분)는 유사한 사건으로 과거 검사 옷을 벗어야 했고, 이를 파헤치고자 K팩트란 파파라치 매체를 차렸다. 차금주(최지우 분)은 호의로 사건에 개입했다 수감 당한다.

아쉬움은 다소 느슨한 추리다. 당초 제작진은 법정물과 로맨스가 적절히 혼합된 작품이라고 예고했지만, 결과적으론 법원과 로펌은 로맨스를 뒷받침 하는 배경이 됐다. 자격증에 대한 질문을 던지겠다는 주제의식엔 충실하지만 그 과정은 기존 장르물처럼 촘촘하거나 치밀하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캐리어’는 장르물 특유의 무거움을 벗고 유쾌하고 밝게 이야기를 풀고 있는데, 팽팽한 긴장감을 안기는 법정 드라마를 기대한 시청자나 전문성을 강조한 미국 드라마에 익숙한 시청자의 눈엔 다소 허술해 보일 수 있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 스틸컷.
◇로맨스 소설의 드라마 버전, 설레는 삼각관계

‘캐리어’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삼각관계다. 차금주에게 연민과 호감을 느끼는 함복거와 차금주 주변을 맴도는 마석우(이준 분), 두 가지 로맨스가 등장한다.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건강한 청춘 마석우가 귀엽고 순수한 연하남이라면 능청스러운 함복거는 ‘진짜 어른 남자’의 매력을 보여준다. 차금주와 매번 티격태격하지만 적재적소에 나타나 차금주를 위기에서 구해낸다. 장대비를 맞으며 전단지를 돌리던 차금주에게 일거리를 준 이도, 이혼 도장을 요구하는 바람난 남편에게 받은 상처로 고통스러워 하는 차금주에게 웃음을 준 이도 함복거였다. 무겁고 진지한 캐릭터를 주로 맡은 주진모의 연기 변신이 돋보이는 캐릭터다.

이밖에도 ‘캐리어’는 미덕이 많은 드라마다. 치밀한 추리는 아쉽지만 에피소드 자체가 지닌 교훈이나 주제의식이 뚜렷하다. 고 신해철 의료사고를 떠올리게 하는 의료 소송은 수술방 스태프들의 용기 있는 발언으로 희박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골든트리가 승소했다. 변호사인 구지현이나 박혜주 보다 로펌 사무장인 차금주의 고군분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구르미’ 종영 이후 재편되는 월화극 시장에서 ‘캐리어’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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