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12]히메네스 3K, 강민호는 알고 있었다

  • 등록 2015-11-12 오후 3:53:05

    수정 2015-11-12 오후 3:53:05

강민호(왼쪽). 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한국에서 뛸 당시 롯데 팬들을 맘 고생 시켰던 루이스 히메네스. 대한민국 선발 투수 이대은과 세 번의 대결에서 모두 삼진을 당했다. 그 삼진 속에는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었다. 특히 한솥밥을 먹었던 강민호의 볼 배합에 완전히 당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삼진을 당할 수는 있다. 중요한 건 그 삼진이 모두 한국팀과 이대은에게 큰 힘이 됐다는 점이다. 삼진 하나 하나에 모두 스토리가 있었다.

첫 삼진은 이대은에게 부담을 덜어준 것이었다.

이대은은 2회 첫 타자 리베라에게 안타를 맞았다. 1회를 삼자 범퇴로 잘 막았지만 2회 메이저리그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타자에게 안타를 맞았다. 연속타를 맞는다면 경기 초반의 분위기에 눌려 고비를 맞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음 타자 히메네스에게 삼진을 잡아내며 이대은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두 번째 삼진은 더 값졌다.

3-0으로 앞선 경기서 홈런과 적시타를 허용하며 2점을 뺏긴 상황. 여기서 3루수 황재균의 실책이 나오며 끝나야 할 이닝이 히메네스까지 이어졌다. 2사 1,3루 위기. 그러나 여기서 히메네스는 다시 한번 떨어지는 변화구에 헛손질을 하며 이대은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줬다.

세 번째 삼진 상황도 의미가 컸다. 추격점을 내주지 않는 깔끔한 이닝 종료를 가능하게 했다.

한국은 타선이 폭발하며 7-2로 크게 앞서나갔다. 하지만 5점을 1,2점을 추격 당하면 금세 추격 가시권이 되는 다소 애매한 점수차다.

이 점수 차이에서 이대은은 또 한 번 고비를 맞았다.

5회 2사 2루. 역시 강타자 출신인 리베라와 승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리베라는 경험 많은 선수 답게 이대은을 끝까지 괴롭혔다. 그리고 12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유인규를 참아내며 출루했다. 이대은 입장에선 맥이 풀릴 수 있었다.

여기에 폭투가 더해지며 주자가 2,3루로 변했다. 한 방이 나오면 한국 입장에선 뒷 목이 서늘해질 수 있는 위기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삼진이 나왔다. 히메네스는 볼 카운트 1-2에서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시원하게 헛스윙하며 스스로 물러났다. 히메네스의 3연타석 삼진은 고비 때 마다 한국팀의 숨통을 틔워 준 귀한 산소호흡기였다.

모두가 떨어지는 변화구에 당한 것이었다. 포수 강민호는 히메네스가 뭔가 보여주고 싶어 한다는 걸 알고 있는 듯 했다. 그 욕심을 이용한 볼 배합으로 중요할 때 마다 삼진을 잡으며 고비를 넘겼다. 지피지기면 역시 백전 불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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