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코엔터테인먼트 소속 개그맨들(사진=코코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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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국내 유일한 개그맨 중심 대형 기획사인 코코엔터테인먼트가 대표 이사의 사업비 횡령으로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소속 개그맨들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준현과 이국주 등이 계약이 만료돼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출연료 등을 받지 못해 회사에 전속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사실상 FA시장에 나온 상황이라서다. 출연료 미지급 문제는 전속계약 해지 사유 중 하나다.
이로 인해 방송관계자들은 ‘개그맨 대이동’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국민 의리녀’로 뜬 이국주는 SBS ‘룸에이트’ 등에서 활약하고 있어 업계의 영입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러 방송인을 매니지먼트 하는 A사 관계자는 “현재 방송가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여자 방송인이 없다는 점에서 이국주는 매력적인 영입 대상”이라고 봤다.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의 약진으로 예능 프로그램 제작 편수가 많아져방송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짐도 한몫했다. 인력풀이 적은 방송인을 대체할 카드로 순발력이 뛰어난 개그맨들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개그맨을 주로 매니지먼트하고 있는 회사는 정태호와 박성광이 있는 타조엔터테인먼트와 최효종과 류근지 등이 속한 마이크엔터테인먼트 같은 중·소형 기획사다. 대부분 KBS 출신 개그맨들로 꾸려졌다. 코코엔터테인먼트 소속 40여 명의 개그맨 중 상당수도 KBS 출신이라 동료가 있는 기존 중·소형 소속사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강호동·신동엽·전현무 등 간판급 방송인들이 있는 SM C&C로의 이동도 생각해볼 수 있는 변수다.
코코엔터테인먼트 소속 일부 개그맨들은 거취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모양새다.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B 개그맨은 “아직 거취문제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좀 더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코코엔터테인먼트 맏형 격인 김준호가 소속사 문제 수습 방안이나 거취 문제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라 몸을 사리고 있는 눈치다.
코코엔터테인먼를 상대로 소속 개그맨이 전속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출연료 수급 문제 등에 대한 진통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 해지를 계기로 방송사에 출연료를 직접 달라고 청구할 수 있으나 소속사와 계약 문제가 확실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직접 받는 것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출연료 권리자가 개그맨인지 소속사인지 등 계약 조건 등을 법적으로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유재석도 지난 2011년 전 소속사의 계약 문제로 한동안 출연료를 받지 못했고, 방송사 소송을 통해 밀린 출연료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