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국가대표라고 하지만…언제나 걱정부터 앞서는 딸·아들이죠”

  • 등록 2018-02-23 오후 2:51:42

    수정 2018-02-23 오후 2:51:42

윤성빈, 박승희, 이상화, 최민정이 23일 강원 평창 용평리조트 네이션스 빌리지에서 열린 ‘P&G 2018 땡큐 맘 어워드’에서 자신들의 어머니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평창=이데일리 평창특별취재팀 조희찬 기자] 나라를 대표해 올림픽 메달을 따며 국민의 뜨거운 성원을 받는 자랑스러운 자리 국가대표 선수. 하지만 부모들에겐 그저 걱정부터 앞서는 딸과 아들이다. 메달을 따는 것보다 딸이 슬퍼하지 않고 아들이 다치지 않는 것이 우선인 게 부모의 마음이다.

23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P&G패밀리홈에서 진행된 ‘2018 땡큐맘 어워드’ 시상식 겸 기자간담회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을 대표한 스켈레톤의 윤성빈,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박승희, 쇼트트랙의 최민정과 각 선수의 어머니들이 참석해 그동안 마음 졸였던 순간들을 털어놨다.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의 어머니 조영희 씨는 “성빈이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정말 자신 있어 했다”며 “엄마가 불안해하면 성빈이가 불편할 것 같아서 일부러 더 친척과 친구를 만나 즐겁게 지내고 그 장면을 찍어 성빈이에게 보냈다”고 전했다. 이어 “아들이 ‘황금 개의 해에 금메달을 따겠다’고 했는데 그래서 나도 일부러 금색만 보고 다녔다”고 미소 지었다.

이상화의 어머니 김인순 씨는 최근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한 딸의 선택이 내심 걱정되는 듯 보였다. 김 씨는 “네 번의 올림픽을 치르며 고생했으니 상화도 좀 쉬면서 자기 생활을 즐겼으면 했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스피드스케이팅을 그만두는 줄 알았더니 갑자기 인터뷰에서 1~2년을 더 한다고 하더라”라고 안쓰러워했다. 그럼에도 “남은 1~2년은 재활에 더 전념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한다”고 딸의 건투를 빌었다.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최민정의 어머니 이재순 씨는 무뚝뚝한 딸을 위해 응원의 손편지를 보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씨는 “올림픽 개막 1~2주 전에 선수촌으로 편지를 보냈다. ‘결과에 얽매이지 말고 즐기기만 하라’고 썼는데 딸이 ‘엄마 편지가 큰 힘이 됐다’고 말해줘서 내가 더 고마웠다”고 감격해 했다. 최민정도 “이번 대회를 계기로 엄마와 가까워졌다”며 “운동하면서 힘든 일이 많았지만 버틸 수 있었던 건 엄마의 희생과 믿음, 헌신 덕이었다”고 화답했다.

이옥경 씨는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2관왕을 차지한 박승희를 비롯해 박승주, 박세영 등 3남매를 모두 국가대표로 키워냈다. 박승희는 이번 평창대회에선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전향해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치렀다. 이 씨는 “어머니들은 메달을 바라지 않는다”며 “‘그저 실수하지 않게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주가 은퇴했을 때 나와 승주가 둘이 여행을 떠났다. 승희도 내려놓았으니 함께 여행을 갈 계획”이라며 “승희가 스케이트가 아닌 다른 세상을 보고 새로운 경험을 했으면 한다. 딸의 은퇴가 서운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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