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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탁구협회는 3일(이하 한국시간) 북한과 여자 대표팀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초 한국 대표팀은 이날 단체전 8강에서 북한과 남북대결을 벌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단일팀이 전격 성사되면서 8강전은 취소됐고 대신 단일팀이 4강에 진출하게 됐다. 이번 단일팀 성사는 토마스 바이케르트 국제탁구연맹(ITTF)의 주선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탁구가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건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27년 만이다. 남한의 현정화, 홍차옥과 북한의 리분희, 유순복이 팀을 이룬 남북 단일팀은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남북 단잍팀의 감동적인 스토리는 2012년 ‘코리아’라는 이름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8강전 없이 4강에 오른 단일팀은 우크라이나-일본 승자와 4강 대결을 벌인다. 단일팀에는 한국 선수 5명, 북한 선수 4명이 참가하기로 했다. 한국에선 전지희, 유은총(이상 포스코에너지), 서효원(한국마사회), 양하은(대한항공), 김지호(삼성생명)가 출전한다. 북한에서는 김송이, 김남해, 차효심, 최현화가 경기에 나선다.
탁구협회는 당초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을 추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이 성사되면서 그 시기가 훨씬 빨라졌다. 대한탁구협회는 한국시간으로 3일 새벽 대한체육회와 통일부에 단일팀 결성에 대한 사항을 보고해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남북 화해 분위기를 고조시키기에 충분한 이벤트였다. 북한의 김남해는 “아주 즐거웠다”며 “아시안게임에 남북 단일팀으로 나가게 되면 같이 힘내서 꼭 1등 하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의 서효원은 “(북한 선수들과) 말이 통해서 다른 나라 선수들보단 편한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ITTF와 남북 대표팀은 이날 이벤트를 통해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각각의 의지를 확인했다. 결국 하루 만에, 그것도 대회 도중 단일팀 구성이 성사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전까지 대회 전에 남북이 단일팀을 꾸린 적은 있어도 대회 도중에 따로따로 출전한 남북 대표팀이 하나로 뭉쳐진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