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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의 실버라도 컨트리클럽 노스코스(파72·7203야드)에서 열린 2015-2016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막전 프라이스닷컴 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4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정규라운드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케빈 나는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2차 연장전에서 보기에 그쳐 버디를 잡아낸 그리요에게 우승컵을 넘겨줬다.
PGA 2부 투어격인 웹닷컴 투어에서 주로 활동하던 그리요는 최종전인 웹닷컴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해 올 시즌 PGA 투어에 입성했다. 그동안 7개 대회를 뛰었지만 PGA 투어 멤버 자격으로는 이번이 첫 공식 대회. 그리요는 기다리던 첫 우승을 공식 데뷔전에서 이뤄내며 우승 상금 108만달러(약 12억2000만원)를 획득했다.
그리요는 이번 우승으로 2년 간 PGA 투어 출전권과 마스터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주요 대회 출전권도 확보했다.
케빈 나의 웨지 샷은 홀을 지나쳐 10m 거리까지 굴러갔고, 그리요의 어프로치 샷은 홀 1m에 바짝 붙였다. 케빈 나의 버디 퍼트는 홀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그리요의 버디 퍼트는 홀 왼쪽을 스치며 돌아나갔고 두 선수 모두 파를 기록해 승부는 다시 원점이 됐다.
같은 홀에서 이어진 2차 연장전. 케빈 나의 클럽 선택이 아쉬움을 남겼다. 티샷은 완벽했다. 게다가 그리요의 티샷이 벙커에 들어가고 두 번째 샷마저 실수해 우승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문제는 드라이버. 케빈 나는 두 번째 샷을 앞두고 드라이버를 꺼냈고, 뒤땅이 나오면서 페어웨이 왼쪽 러프로 굴러갔다. 홀 방향으로 나무가 버티고 있어 공략이 쉽지 않았다.
그 사이 그리요는 세 번째 샷을 홀 2m에 붙여 다시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케빈 나는 나무 사이로 세 번째 샷을 날렸지만 홀을 지나쳐 그린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 네 번째 샷마저 홀에 붙이지 못했고 결국 파 세이브에도 실패했다. 2011년 10월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우승 이후 4년 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두 번의 퍼트만 해도 우승컵의 주인이 되는 그리요는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 아르헨티나 출신 동료들과 생애 첫 PGA 투어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케빈 나의 연장 징크스는 이번에도 깨지지 않았다. 그는 2005년 크라이슬러 클래식과 2014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세 번의 연장 승부에서 모두 패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동환(27·CJ오쇼핑)은 합계 4언더파 284타를 쳐 공동 55위로 대회를 마쳤고, 재미교포 제임스 한(34)은 공동 41위(6언더파 282타)에 자리했다.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26위(9언더파 279타)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으로 개막전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