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팅리 '푸이그 플래툰 강등' 초강수, 길들이기 본격화

  • 등록 2015-08-11 오후 2:34:24

    수정 2015-08-12 오후 8:24:31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돈 매팅리(54·LA다저스) 감독이 긴 슬럼프에 빠진 야시엘 푸이그(25·다저스)에 대해 “우투수가 나온다고 해서 자동으로 선발 출장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임을 본인에게 알렸다”고 11일(한국시간) 밝혔다.

매팅리는 이날 미국 스포츠전문방송 ‘ESPN’과 인터뷰에서 “최근 부상 선수가 몇몇 돌아오면서 칼 크로포드(34·다저스)와 출전시간을 섞길 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상 푸이그의 ‘플래툰(투수유형에 따라 기용되는 타자)’ 전락을 의미하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푸이그는 우완 선발투수가 나온 지난 7경기 중 3경기를 선발로 뛰지 못했다.

이에 대해 미국 지상파 ‘NBC 스포츠’는 “올 시즌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다저스 외야수 중 가장 확실한 한 자리가 바로 푸이그였다”고 큰 관심을 표했다.

야시엘 푸이그가 타석에서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구단 프런트진이 바뀌고 중심타선을 구축하던 맷 켐프(31·다저스)와 안리 라미레스(32·보스턴 레드삭스, 한국식 핸리 라미레스)가 팀을 떠난 뒤 푸이그의 역할론이 크게 부각됐다. 그게 불과 7개월여 만에 완전 흐지부지된 것이다.

매팅리 감독은 “통보를 받은 푸이그가 그냥 괜찮아 보였다”며 “나를 한 대 치거나 하는 행동을 할 것 같지는 않았다”고 농담을 던졌지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강하게 하지 못했던 푸이그 길들이기가 본격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얼마 전까지 트레이드설에 휘말릴 정도로 푸이그의 가치는 불과 몇 달 사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다. 올 시즌 내내 부상과 부진이 반복된 끝에 루키 작 피더슨(23·다저스)과 안드레 이디어(33·다저스)에게 밀리고 급기야 한 물 갔다는 크로포드와 출전시간을 나눠 갖는 신세로 내몰렸다.

다저스는 이참에 야생마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푸이그를 확실히 길들일 필요가 있다. 푸이그가 6월27일 이후 ‘37경기 타율 0.189 5홈런 19타점 34삼진 OPS(출루율+장타율) 0.604’ 등으로 부진한 틈을 타서다.

타고난 재능과 타격기술만 놓고 보면 누구라도 탐낼 최고의 보물이 푸이그다. 그러나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나 행실이 항상 문제다.

어린 나이에 데뷔하자마자 워낙 잘해줘 그동안은 감히 손을 대기가 어려웠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언제까지 어리광(?)을 받아줄 수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푸이그는 브라이스 하퍼(23·워싱턴 내셔널스)처럼 언젠가 최정상급 선수로 대폭발할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그런 점에서 더더욱 지금 타이밍에 푸이그의 정신 상태를 개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구단 수뇌진 이하 매팅리 감독이 마침내 팔을 걷어붙이고 실력행사에 나선 배경이다. 최악의 경우 마이너리그 강등조치까지 뒤따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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