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억해' 20년 만에 재회한 서인국-박보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 등록 2015-07-29 오후 1:21:43

    수정 2015-07-29 오후 1:21:43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서로의 속마음을 모르거나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엇갈려버리는 사랑의 작대기처럼 ‘너를 기억해’ 서인국과 박보검의 형제애도 어긋나버렸다. 이제 와 돌리기엔 너무 늦은 걸까.

지난 28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에서 이현(서인국 분)은 20년 만에 친동생 이민(박보검 분)과 제대로 마주했다. 훌쩍 큰 동생을 보며 미안함이 가득했던 현과 형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가득찼던 민. 현과 민의 형제애는 두 사람이 떨어져 지낸 시간만큼 뒤틀려 있었다.

시체 없는 살인의 진범이 자신의 동생 민이라면, 그가 정선호(박보검 분)라는 예감이 든 현. 그는 나봉성(최덕문 분)이 건넨 서류에서 선호의 사진과 함께 살인 동기를 깨닫게 됐다.

선호는 누군가를 버린 사람들만 골라 죽이며 머릿속으로 자신을 버린 현을 반복살해하고 있던 것. 선호의 사진까지 확인하자 정확히 적중한 슬픈 예감에 현은 마음이 무너져 내린 듯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다 불현듯 주영재의 부모도 자식을 버렸다는 사실이 생각난 현. 그는 동생이 또다시 살인을 저지르는 건 아닌지 급하게 선호의 집을 찾았고, 집에 돌아온 그와 마주했다.

사진=KBS2 ‘너를 기억해’
한참 선호를 바라보다 “당신이, 니가 민이였어”라고 어렵게 입을 뗀 현. 그러나 선호는 “여긴 어떻게 알았지?”라며 싸늘하게 반문했고, “너무 늦었다. 미안해, 민아”라는 현의 진심에도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여전히 선호에게 현은 자신을 이준영(도경수)에게 버린 사람, 그리고 약속을 어긴 사람일 뿐이었다. 어린 현은 준영에게 “아빤 날 괴물처럼 쳐다봐요. 근데 진짜 괴물은 내 동생 민이에요”라고 말한 것.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둘만의 비밀로 간직하자던 것을 다른 누구도 아닌 현이 준영에게 직접 말했기 때문에 민이 형에게 느끼는 배신감과 증오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오지도 않고, 주위를 맴돌아도 기억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현을 미워하며 어느새 민의 오해는 단단히 응어리져 사실로 굳어져갔을 터.

그러나 동생이 이상하단 사실을 알았던 때 현은 고작 9살이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들었던 비밀을 준영에게 털어놓긴 했지만, 민을 보호하려 나름 최선을 다했다.

아빠가 자신을 의심해도 절대 진실을 말하지 않았고, 대신 비밀의 방에 갇히는 걸 선택했다. 어린 민이 형을 끔찍이 여겼듯, 현도 마찬가지였기 때문. 그렇게 해서라도 지키고 싶었던 소중한 동생이었기에, 괴물이 된 동생 앞에서 현은 하염없이 죄책감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잔인한 운명에 놓인 두 형제의 재회. 그러나 마냥 비극적이지만은 않았다. 앞으로 또다시 민이 엇나가는 순간이 온다면, 분명 어디선가 현이 나타나 그의 손을 잡아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 어쩌면 두 사람도 언젠가 진정 웃으며 마주할 날이 올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여준 ‘너를 기억해’ 오는 3일 저녁 10시 KBS2 13회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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