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대한항공 우승 축포 저지…유니폼 악연도 설욕

  • 등록 2017-03-03 오후 10:05:36

    수정 2017-03-03 오후 10:07:39

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의 경기. 한국전력 바로티가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원=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전력이 안방에서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우승 축포를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홈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22-25 25-23 25-20 25-16)로 눌렀다.

만약 이날 대한항공이 한국전력을 이겼더라면 2010~2011시즌 이후 6년만에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전력의 거센 저항에 막히면서 우승 확정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이날 비록 패했지만 대한항공은 남은 2경기에서 승점 2점을 추가하면 자력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다. 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카드 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2위 현대캐피탈이 패하면 대한항공은 앉아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는다.

한국전력에게 이날 승리는 의미가 컸다. 2연승을 거두면서 21승13패 승점 59를 기록, 4위 삼성화재와 승점 차를 5점으로 벌렸다.

규정상 3위와 4위의 승점이 4점 이상 차이날 경우 준플레이오프가 성사되지 않는다. 지금 승점 대로라면 한국전력은 준플레이오프 없이 곧바로 2위 현대캐피탈과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아울러 한국전력은 대한항공과의 유니폼 악연도 씻었다. 지난달 14일 대한항공과 인천 원정경기때 한국전력 세터 강민웅이 잘못된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선 것이 문제가 됐다. 그 경기에서 한국전력은 1세트 12-14에서 1-14로 11점이나 깎이는 석연치 않은 판정에 피해를 봤고 경기를 내줘야 했다.

한국전력으로선 그 경기가 큰 상처로 남았다. 신영철 감독도 경기 전 “선수들에게 직접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운동선수의 근성이 있으면 가슴 속에 뭔가를 갖고 경기에 나설 것”이라며 “솔직하게 말해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전력은 이날 승리로 그때의 악연을 제대로 되갚았다. 1승 이상의 의미있는 승리였다.

‘슬로스타터’답게 한국전력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범실을 잇따라 쏟아내면서 1세트를 22-25로 내줬다. 대한항공은 정지석이 팀내 가장 많은 6득점, 100% 공격성공률로 팀을 이끌었다.

2세트부터 한국전력의 반격이 시작됐다. 접전끝에 25-23으로 2세트를 가져왔다. 1세트에 다소 부진했던 전광인이 2세트부터 펄펄 날았다. 서재덕과 바로티도 공격에 힘을 보탰다.

2세트 승리로 사기가 오른 한국전력은 3, 4세트도 일방적으로 대한항공을 몰아쳐 풀세트까지 가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

한국전력의 바로티가 팀내 최다인 23득점을 올렸고 ‘토종쌍포’ 서재덕과 전광인도 각각 17점, 16점을 올렸다. 베테랑 센터 윤봉우는 블로킹을 4개나 잡으며 12점을 기록했다. 이날 한국전력은 서브득점에서 9-5로 압도했다.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가 23점으로 분전했지만 김학민이 10점에 그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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