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선수, 승부조작 직접 가담 드러나...KBL, 긴급이사회

  • 등록 2015-09-08 오후 1:57:51

    수정 2015-09-08 오후 1:57:51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농구 선수가 직접 승부 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의정부경찰서) 사이버수사대는 8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프로농구 선수, 국가대표 상비군 유도선수, 레슬링선수 등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프로농구 선수는 총 12명이고 심지어 국가대표 선수까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시즌 프로농구 선수로 활약했던 박모씨(현재 은퇴)가 지난 2월 14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 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에서 유도 선수 황모씨의 부탁을 받고 ‘고의 에어볼’을 던진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 소속이었던 박씨는 이 경기에서 10분 24초를 뛰면서 득점 없이 어시스트 1개, 턴오버 1개를 기록했다. 삼성은 전자랜드에 47-69로 완패했다.

프로농구에서는 2년 전 당시 원주 동부의 강동희 감독이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아 실형을 선고받은 적은 있지만 선수가 직접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프로농구 정규시즌 MVP 출신인 국가대표 김선형(서울 SK)을 비롯해 11명의 선수들이 불법 스포츠도박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들은 프로선수가 되기 전에 대학선수 시절에 선후배들과 함께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KBL은 8일 오후 5시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긴급이사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KBL과 10개 구단 이사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향후 대응방안과 징계 가이드라인, 재발 방지책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KBL 관계자는 “이번 경찰 수사에서 선수가 직접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만간 대책 회의를 열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의 징계 수위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박씨는 이미 은퇴해 KBL이 징계를 내릴 입장은 아니다. 하지만 현역 선수로 올시즌 이미 등록을 마친 11명은 출전 정지 등의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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