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리포트]이준익·천우희·배두나, 칸이 꼽은 韓영화의 성장 키워드

  • 등록 2014-05-22 오후 7:37:59

    수정 2014-05-22 오후 8:29:28

이준익 감독과 천우희 배두나.
[칸(프랑스)=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배우 전도연과 송혜교. 영화 ‘도희야’와 ‘끝까지 간다’, ‘표적’. 제 67회 칸 국제영화제를 수놓는 영화인들을 보면 한국 배우와 작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은 점에 불과하지만 그 빛의 힘은 강렬하다. 매일 칸 소식지로 전해지고 있는 미국, 중국, 프랑스 등의 안목은 하루도 빠짐 없이 한국 영화에 맞춰져있다.

개막 9일째인 22일. 눈길을 끄는 영화 소식은 한국 저예산 작품에 대한 분석이다. 믿을 만한 감독의 남다른 행보, 스타 캐스팅과 큰 이벤트에서의 주요한 성과까지 이준익 감독에서 배우 천우희, 영화 ‘도희야’로 이어지는 키워드가 칸이 꼽은 한국 영화의 성장 포인트였다.

이들은 한국 영화의 최근 5년에 집중했다. 상업 영화 위주로 제작되던 한국 영화 산업이 이 기간동안 두 가지 섹터로 분류돼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산업 분야가 바로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지는 영화들이다.

‘소원’ 포스터.
선례의 시작은 지난 2005년 영화 ‘왕의 남자’로 성공을 거둔 이준익 감독이었다. 필름 비즈니스 아시아(Film Business Asia)는 “이준익 감독은 한국 영화의 웰메이드 연출자로 정평이 났다. 지난해 선보인 영화 ‘소원’은 낮은 제작비에 의존했지만 크리에이티브 면에선 더욱 뛰어난 성과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늑대소년’ 역시 예로 들며 크지 않은 예산을 가지고 웰메이드를 만들어 흥행에 성공하는 감독들의 선례가 계속 이어진 결과 한국 영화 성장의 체력이 길러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공주’ 포스터.
또한 스타 캐스팅의 한계를 극복한 ‘신인들의 활약’에도 긍정적인 시선을 뒀다. 영화 ‘파수꾼’(2010)의 이제훈이 ‘고지전’, ‘건축학개론’으로 흥행 연타석 홈런을 쳤고 최근 영화 ‘한공주’로 대단한 주목을 받고 있는 배우 천우희가 그 예였다.

이들은 “높은 개런티가 요구되는 스타 캐스팅에서 벗어나 보란듯이 존재감을 빛낸 신인들의 발견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배우들의 발견이 앞으로 한국 영화의 다양한 활로 개척에 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희야’ 포스터.
이미 스타가 된 배우들이라도 저예산 영화, 독립 영화 등의 산업에 발을 들일 필요가 있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대중성과 명예를 다 잡은 스타의 경우 유명 감독이나 큰 스케일의 영화에 노출되길 바라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도 차별화된 메리트를 얻을 수 있다”는 논리다. ‘도희야’가 첫 장편 연출인 정주리 감독의 영화에 노 개런티로 출연한 배우 배두나가 극명한 예였다.

이들은 “‘클라우드 아틸라스’로 글로벌 스타덤에 오른 배두나는 ‘도희야’라는 작품 덕에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배우로서 큰 영예를 안게 됐다”며 “뿐 아니라 상업 영화와 달리 ‘도희야’와 같은 심오하고 깊은 울림의 영화에 참여함으로써 배두나는 자신에게 주어진 입체적인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내 배우로서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잡았다”고 분석했다.

‘도희야’ 스틸컷.
칸에서 주목한 한국 영화 산업의 또 다른 섹터인 저예산-독립 영화. 해외 시장에서 바라보기에 한국 영화는 이 부분에 있어 여전히 불균등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그럼에도 ‘한공주’, ‘지슬’ 등의 작품과 배두나, 이준익 감독 등 잘 알려진 영화인들의 믿을만한 행보가 이어진다면 다음 해 한국 영화는 더욱 발전된 그림을 보여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67회 칸 국제영화제는 25일 폐막한다. ‘도희야’의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수상여부와 정주리 감독의 황금 카메라상 수상 여부가 폐막 전 가려질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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