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이닝 무실점' 세든, 좌완 기교파 뭔지 보여줬다

  • 등록 2013-04-09 오후 9:18:45

    수정 2013-04-09 오후 9:41:13

8이닝 무실점 호투로 국내무대 첫 승을 신고한 SK 외국인투수 크리스 세든. 사진=SK 와이번스
[문학=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SK 외국인투수 크리스 세든이 국내무대 두 번째 등판 만에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세든은 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선발투수로 나서 8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만 허용하고 무실점으로 막아 SK의 2-0 승리를 견인했다. 세든의 호투 속에 SK는 개막 3연패를 딛고 최근 3연승을 내달렸다.

좌완 기교파 투수인 세든은 지난 달 31일 문학 LG전에서 국내무대 데뷔전을 치렀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이닝 동안 6피안타 1피홈런 2실점으로 부진했다. 전날 조조 레이에스의 인상적인 호투와 비교되면서 평가절하된 느낌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세든은 두 번째 등판에서 제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193cm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각도 큰 직구와 변화구로 넥센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았다. 마치 2층에서 던지는 듯한 느낌의 공이 계속 들어오자 넥센 타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구속 최고구속은 144km에 머물렀지만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던지면서 삼진을 9개나 빼앗았다. 8회까지 투구수가 116개로 다소 많았던 탓에 완봉은 아쉽게 놓쳤지만 투구 내용은 전혀 나무랄데 없었다.

이날 세든의 투구는 좌완 기교파 투수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투구 로케이션을 보면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공이 거의 없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힘으로 굳이 상대를 압도하지 않아도 변화구와 제구력, 완급 조절로 상대를 제압하는 법을 알고 있는 투수였다.

세든은 “조인성 포수를 믿고 리드대로 던져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조인성에게 고맙다. 상대팀이 최근 경기력이 좋고 빠른 주자가 많다고 해서 빠른 볼카운트에서 승부를 내려고 노력했다. 그 점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첫 게임에선 긴장해 내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오늘은 더욱 집중해서 꼭 이기는 투구를 하고 싶었다. 오늘 오전 긴장을 풀기 위해 가족들과 쇼핑을 했는데 그 부분이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이제 첫 승이다. 앞으로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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