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올림픽 개막식 빛낸 두 선수의 감동스토리

  • 등록 2013-01-29 오후 9:16:51

    수정 2013-01-29 오후 9:28:45

사진=권욱 기자. 29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용평돔에서 열린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서 장애를 딛고 일어선 박모세 군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평창(강원도)=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29일 열린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 축제의 화려함을 따뜻한 스토리로 빛낸 두 명의 주인공이 있었다. 황석일(25) 군과 박모세(21) 군이 그 주인공이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축제의 중심에 섰다. 황석일 군은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로 나섰고, 박모세 군은 축제의 절정에서 애국가를 불렀다. 모두 고된 역경을 딛고 도전을 성공으로 이뤄냈다는 점에서 전세계인의 가슴을 울렸다.

박모세 군은 ‘기적의 소년’이라고 불린다.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병원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를 포기할 수 없었다.

4차례의 위험한 뇌수술을 시도해 겨우 삶을 유지해 나갔다. 지적장애에 시각장애, 여기에 두 발이 비틀어져 제대로 설 수도 없는 고통까지 겪었다. 제대로 의사소통도 되지 않던 상황. 삶에 대한 희망이 없어질 때즈음 그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5살 때였다. 부모를 따라 교회를 다니던 그가 언젠가부터 찬송을 들으면서 말문이 트였고 기적처럼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 것. 노래는 그에게 곧 세상과의 소통이었다. 그는 시각장애인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그리고 그 기적은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까지 이어졌다. 3000여 관중들 앞에서 발음도 또박또박, 음정도 정확하게 애국가를 불렀다. 관중들은 그에게 열화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사진=권욱 기자. 29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용평돔에서 열린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서 대한민국의 스노보드 황석일 선수가 성화를 점화하고 있다.
성화식의 마지막 주인공 황석일 군도 삶의 아픔을 운동으로 이겨낸 선수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자폐증상을 보였고 외부와 담을 쌓고 살았다. 심각한 정서불안에도 시달렸다.

그런 그를 일으켜 세운 건 운동이었다.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집중력과 자신감이 크게 좋아졌다.

기량도 대단하다. 이번 대회에선 스노보드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두 종목에 참가할 예정. 본격적으로 스노보드를 시작한지 1년 반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회 관계자는 “일반인 못지 않은 빼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귀뜸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스포츠 유망주라는 칭찬도 더해졌다.

황석일 군은 이날 행사에서 마지막 봉송 주자로 나서 성화에 밝게 불을 밝혔다. 도전과 열정이 절대 식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관중들은 그에게 박수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적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규칙을 잘 지키고 최선을 다하며, 장애를 타고 났다고 비관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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