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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조부가 한국인인 한국계로도 유명한 펜은 오는 10월 1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UFC 마닐라 대회에서 페더급 4위의 강자 리카르도 라마스(미국)와 메인이벤트 경기를 치른다.
펜은 UFC에서 라이트급과 웰터급 챔피언을 동시에 보유했던 유일한 파이터다. 그 전에 두 체급을 석권한 선수는 랜디 커투어(미국)가 있었지만 두 체급 챔피언 벨트를 동시에 가졌던 선수는 펜이 유일하다.
주짓수 세계챔피언 출신이리도 한 펜은 지난 2014년 프랭키 에드가(미국)에게 패해 UFC 3연패를 당한 이후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격투기에 대한 갈증을 풀기 위해 최근 복귀를 발표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격투기에 데뷔해 어느덧 30대 후반이 됐지만 여전히 건재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펜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지금 어느때보다 자신감이 넘친다”라며 “내가 속한 체급은 코너 맥그리거나 조제 알도 같은 훌륭한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두 선수와 대결한다면 언제라도 내가 이길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펜은 지난 20일에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투혼 정심관에서 열린 청소년 종합격투기 수업에 참여해 자신의 기술과 마인드를 전수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대문 경찰서에서 운영하고 있는 문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격투기 수업에서 펜은 학생들에게 “내 외조부가 한국인이며 내 안에는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 그래서 그런지 여러분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앞으로 여러분이 저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되길 바란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전 UFC 두 체급 챔피언 펜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2년만에 복귀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타이틀 도전 파이터들의 면면을 보니까 나와 나이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많은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것을 보면서 ‘내가 왜 쇼파에 앉아있어야 하지’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나는 할 수 있다. 더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곧바로 복귀를 결심했다.
▲그 때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연패에 계속 빠지면서 좌절을 겪었다. ‘내 마음가짐이 잘못됐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당시 나를 바라보는 아이들을 보면서 더이상 격투기를 통해 다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 전과 비교해서 육체적, 정신적, 기술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나.
▲새로운 캠프를 차려서 훈련하고 있다. 그곳에서 경쟁자들의 실력을 확인하고 스파링을 함께 하면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그전에는 나 혼자 훈련을 했다. 한계가 있었다. 스파링을 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 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난 지금 자신감에 꽉 차있다.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의심을 갖고 나를 바라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말할 수 있다. 난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이다.
-원래 웰터급과 라이트급에서 경기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페더급으로 복귀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전무후무한 세 체급 챔피언에 도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UFC에서 세 체급 타이틀에 도전하는 실질적인 선수는 나 자신 뿐이다.
-언제부터 세 체급 챔피언 도전에 대한 마음을 먹었나.
▲2년 전부터다. 그때도 세 체급 석권의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 때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가족들도 내가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들도 마음이 바뀌어 열렬히 응원해주고 있다. 가족 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이들이 내 도전을 지지하고 있다.
-게으른 천재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당신이 은퇴한 사이 코너 맥그리거나 조제 알도 같은 선수들이 페더급의 최강으로 떠올랐다. 그들을 어떤 선수라 생각하나.
▲두 선수 모두 위대한 파이터다. 맥그리거와 알도가 붙어서 맥그리거가 이겼지만 알도도 대단한 선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둘 중 아무나와 붙어도 내가 수월하게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마닐라 대회를 통해 복귀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처음에는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복귀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마닐라 대회 제의를 받는 순간 여기다 싶었다. 내 새로운 격투 인생의 원점이 될 것 같다. 마닐라는 바다와 가까워 내 고향인 하와이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훨씬 편안하게 복귀전을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외할아버지가 한국인이다. 한국인 피가 흐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화가 나거나 참을성 없다고 느껴질때 한국인이라 생각이 든다. 어머니(신레인 씨) 성도 신씨다. 한국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한국에 올때마다 기분이 좋다.
-오래전부터 천재 파이터라 불리는데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
▲난 지금 37살이다. 아직도 천재라 불리는게 쑥스럽기는 하다. 천재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과거 내가 시대에 앞선 기술과 경기 스타일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흘렀고 난 공백기를 가졌다. 이제는 내가 격투기의 흐름을 따라잡아야 한다. 지금은 천재라고 하기 어렵다. 대신 그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대신 한국의 최두호가 천재라고 생각한다. 그의 경기를 보면서 매우 훌륭한 파이터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