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C.I.V.A 음원 발매, 실은 거절했다”(인터뷰②)

  • 등록 2016-07-19 오전 11:05:00

    수정 2016-07-19 오전 11:34:50

Mnet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이다. 가수 이상민은 그룹 룰라의 리더로 1990년대를 대표했다. 프로듀서로도 재능이 있었다. 디바, 샤크라, 샵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악재는 한꺼번에 찾아왔다. 2005년 이혼을 시작으로 잘 나가던 사업은 부도를 맞았다. 이듬해에는 불법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갚아야 하는 빚만 69억 8천만 원으로, 지상파 출연 정지까지 당하며 연예인으로서의 삶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폭음과 우울증, 공황장애 등에 빠진 그를 건져 올린 것이 2012년 케이블채널 Mnet 페이크 다큐멘터리 ‘음악의 신’이다. 자학과 B급 유머로 가득한 이 프로그램에서 이상민은 한물간 왕년의 스타로 자신의 치부를 스스럼없이 드러내며 웃음을 안겼다. 룰라 시절 과묵한 래퍼였던 그는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송인으로 새 출발했다. 올해 들어 지상파 출연 정지까지 해제됐다. 이달 종영한 ‘음악의 신 시즌2’의 힘이 컸다. 고정 출연만 4개로, KBS2 ‘해피투게더’, MBC ‘일밤―복면가왕’ 등 인기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날도 KBS2 ‘불후의 명곡’과 MBC ‘라디오스타’ 녹화를 앞두고 있었다. 한 달에 2~3일 쉬는 것이 전부라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들뜨지 않았다. 검소한 일상은 여전했고, 술은 마시지 않았다. 마음 한편에 남아 있는 채무 때문이었다. 인터뷰 도중에도 채권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끊은 뒤 그의 표정은 잠시 어두워 졌지만, 이내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다. 재기한 그 자신처럼 말이다.

(인터뷰①에 이어)―‘음악의 신 시즌2’의 히트 상품은 프로젝트 걸그룹 C.I.V.A다. 덕분에 음반 제작자라는 본업으로 잠시 돌아가기도 했다. 제작자로 돌아갈 계획은 없나.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프로듀서라는 직업은 공부해서 얻는 직업은 아니다. 또 다른 능력치다. 프로듀서로서 음악적인 기운은 제 몸에 항상 들끓고 있다. 한 번도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다. 프로듀서가 마지막 직업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늘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C.I.V.A가 음원을 낸다고 했을 때 단번에 거절했다.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었다. 새 노래를 준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듣지 않았다. 내 이름을 걸고 C.I.V.A의 노래를 내놨을 때 그렇게 짧은 시간 내에 완성도를 높은 작품을 내놓을 만한 자신이 없었다. 저에게 음악은 방송과는 전혀 다른 무엇이다. 준비 없이 툭 내놓기엔 시간이 없었다. 박준수PD와 한 시간 통화 끝에 정 원한다면 리메이크를 하자고 했다. 그렇게 ‘왜불러’를 하게 됐다.

[이데일리 스타in 방인권 기자]방송인 겸 가수 이상민이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렵게 나온 결과물에 만족하나?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많이 사랑해 주셨다. 결과적으로 ‘왜 불러’를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C.I.V.A라는 그룹명도 디바(DIVA)에서 착안한 이름이고, ‘왜 불러’는 디바를 있게 만든 곡이다. 상징성이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걱정처럼 나오지는 않았다.

―C.I.V.A가 7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데뷔 무대에 올랐는데, 현장에는 없었다. 멤버 이수민이 이상민이 없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라디오 등 다른 스케줄이 있었다. 스케줄을 다 마치고 나니까 끝났더라.

―‘음악의 신 시즌3’를 기다리는 팬들이 있다.

△기약이 없다. ‘음악의 신’은 교통사고처럼 찾아온다.

―현실적인 상황을 떠나 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

△하고 싶다. ‘음악의 신’이란 프로그램은 저에게 의미가 있다. 시즌3는 어떤 주제가 됐든 제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주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종편 JTBC ‘아는 형님’에도 고정 출연 중이다. 처음 투입됐을 때는 지금 정도의 인기는 아니었다. 이렇게 잘될 줄 알았나.

△출연진을 보고 처음에는 잘 될 거라 생각했다. 한동안 안 풀리더라. 그러다 게스트로 출연했고, 프로그램 콘셉트가 바뀌면서 고정이 됐다. 거기에 있는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이 아니다. 자기 철학과 생각이 분명한, 기가 센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면 성공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뒷자리에서 관망하고 있다. 뒷자리도 제가 원해서 앉은 거다. 그렇게 지켜보다 재미있는 부문만 뛰어들고 있다. (강)호동이형이 (이)수근이를 괴롭히면서 수근이의 능력치가 나오고 있고, (민)경훈이도 본인의 매력을 드러내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또 요즘 ‘아재’라 불리는 40대의 삶을 젊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지 않나. 그런 트렌드도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요즘 20대 초반 팬들이 생겨서 SNS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재 개그’를 재미있어 하더라.

[이데일리 스타in 방인권 기자]방송인 겸 가수 이상민이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4월 이후 KBS, MBC 출연정지가 해제됐다. 지난 3월 ‘음악의 신 시즌2’ 미디어데이 때만 해도 지상파는 꿈도 꾸지 못했다. 기분이 어떤가.

△90년대 가수들이 모여 공연할 때 종종 대기실에 지상파 연예정보 프로그램 리포터가 찾아온다. 그때마다 저는 빠져야 했다. (김)지현이랑 (채)리나만 인터뷰를 해야 했다. 뒤에서 그들을 지켜볼 때 마음 한편에 다른 세상에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부담이 크다. 또 케이블채널과 종편에서 원래 하고 있던 프로그램이 있는데, 저를 믿고 프로그램 맡겨 준 제작진이 혹여 염려할까 하는 걱정도 있다.

―‘갱생 콘텐츠’라는 방송인 이상민의 강점도 있지만, 잦은 출연으로 이미지가 소비된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나.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다. 궁금증을 자극하거나 배울만한 게 있느냐다. 그러면서 소모를 피하려고 노력도 한다. 그동안 저에게 생긴 건 빚과 내공이다. 내공이라 함은 어떤 프로그램에 데려다 놔도 프로그램에서 원하는 해답 80%를 줄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인터뷰③으로 이어)

▶ 관련기사 ◀
☞ 이상민 “방송가 러브콜, 갱생 콘텐츠 덕분 ”(인터뷰①)
☞ 이상민, ‘나혼자산다’ 섭외 거절한 사연(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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