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가 극찬했던 '그 소녀' 김민지5 "5는 행운의 숫자, 신인왕 이룰래요"

  • 등록 2014-03-19 오후 5:02:46

    수정 2014-03-19 오후 5:02:46

김민지5(석교상사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너는 세계적인 골프 선수가 될꺼야. 내가 응원할게.”

2011년 4월 강원도 춘천에 있는 제이드 팰리스 골프장.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특별한 레슨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당시 6명의 주니어 골퍼를 대상으로 레슨을 진행하던 우즈는 한 ‘소녀’의 천재성을 보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 우즈의 바람대로 그 소녀는 유명 선배들이 걸었던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부 투어인 드림투어 상금랭킹 2위 자격으로 올해 정규 투어 루키로 입성한 김민지5(19·브리지스톤 골프) 얘기다.

김민지5는 “우즈가 보는 앞에서 85m 웨지 샷을 한 뼘도 안 되는 곳에 붙였다.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우즈는 떨지 않고 샷을 했다는 점에서 놀란 듯 보였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골프 입문 5년 만에 생긴 놀라운 사건(?)은 김민지5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해 우즈 앞에 당당히 설 날을 고대하며 피나는 훈련을 마다치 않았다. 성과는 지난해 프로 무대에 진출하면서 빛을 발했다.

지난해 초 준회원 테스트를 한번에 통과한 김민지5는 이어진 드림투어 시드전을 23위로 넘어섰다. 5월에 열린 드림투어 1차전에서는 역사적인 프로 첫 우승을 신고했다. 이후에도 매 대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7월에 열린 7차 대회에서 2승을 달성했다. 시즌 상금 3229만을 획득하고 김민지5는 랭킹 2위로 꿈에 그리던 정규 투어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장기는 페이드 샷. ‘페이드샷을 칠 때는 페이스의 힐 쪽이 지면에 오래 닿는다는 느낌으로 샷을 해야 한다’는 3년 전 우즈의 조언을 지금도 머릿속에 새기고 있다는 김민지5는 “지난해 말부터 2월 초까지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드림투어에서 2승을 만들어준 페이드 샷을 더욱 발전시켰다. 다만 비거리를 위해 드라이버 구질은 드로로 바꿨다. 결과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 뒤에 붙은 숫자 5는 징크스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현재 3명의 김민지가 KLPGA 정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순서상 김민지3가 맞지만 ‘3’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 때문에 협회에 요청을 했고, 지금은 김민지5가 됐다.

김민지5는 “어릴 적 숫자 3이 새겨진 옷을 입으면 항상 불운이 뒤따랐다. 손목 부상은 다반사였고, 큰 수술로 이어진 심각한 부상을 당한 적도 있다. 그래서 3자가 새겨진 볼도 쓰지 않는다”며 “5월에 열린 드림투어 1차전 첫날 5언더파를 치고 우승했다. 2차전 우승 날짜도 7월5일이다. 음력 생일은 5월5일. 5가 나에게는 행운의 숫자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김민지5가 밝힌 최종 종착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디딤돌이 될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는 신인왕을 목표로 잡았다. 다행히 후원해줄 든든한 둥지도 생겼다. 올해 국내에 첫선을 보인 브리지스톤 골프는 김민지5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 아낌없는 후원을 약속했다.

“주니어시절부터 이어온 인연이 결실을 맺어 너무 기쁘다”고 밝힌 김민지5는 “PGA 투어 스타 프레드 커플스, 맷 쿠차, 브랜드 스니데커 등과 같은 소속이 된 유일한 한국 선수가 바로 나다. 내 혈액형과 같은 알파벳 ‘B’ 모자라 더 느낌이 좋다. 기대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민지5(석교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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