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안타' 김현수 "다음 기록은 환영 속에서…"

  • 등록 2014-04-30 오후 6:25:13

    수정 2014-04-30 오후 7:30:59

사진=뉴시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2000안타는 환영받는 가운데서….”

29일 넥센전이 끝난 잠실구장 두산 더그아웃. 김현수는 맘 편하게 축하를 받지 못했다. 프로 통산 1000안타의 대기록. 그러나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김현수는 9회말 2사 후 타석에 나서 넥센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때려내 출루했다. 승부를 크게 바꿀 수 있었던 안타는 아니었지만 축하를 받을 만한 안타였다.

김현수가 프로 통산 1000안타째를 달성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통산 1000안타를 달성한 건 김현수가 67번째다.

하지만 김현수는 맘껏 웃진 못했다. 이미 경기가 기운데서 나온 안타였던데다 결국 팀이 패했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아쉽다”고 했다. 그는 “조금 더 환영받는 가운데서 기록이 나왔다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상대한테도 박수 받을 수 있는 기록인 것 같고, 나도 그렇게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상황이 그리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현수는 “처음 프로에 들어왔을 때 1000안타 기록을 달성하시는 선배님들을 보며 과연 나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어린 선수들이 내 기록을 보고 큰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000안타째 공도 스스로 찾아 나섰다. 김현수는 “아무도 모르더라”면서 애써 태연한 척 웃었다.

그는 “1루 전상렬 코치님에게 공을 달라고 했더니, ‘왜’ 그러냐고 물으시더라. (마운드에 있던) 승락이 형도 던지려고 하시길래 전광판을 쓰윽 봤다. 메시지라도 나오면 다 인정하고 챙겨주는 분위기가 되겠지 싶었는데 없더라”며 웃었다.

프로 데뷔 첫 안타 공도 챙기지 못했다는 김현수. 그래서 1000안타 공은 더 갖고 싶었다. 김현수는 “대구에서 친 첫 안타 공도 그때 챙기지 못했다. 이번엔 공이라도 챙긴 걸 다행이라 생각하겠다”며 쿨하게 웃었다.

비록 많은 축하를 받진 못했지만 그렇다고 기록의 의미마저 가볍게 여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꾸준함이 없다면 절대 이룰 수 없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까지 978개의 안타를 때려낸 김현수는 올시즌 22개의 안타를 더해 대기록을 작성했다. 2007년 첫 안타를 때려낸 이후 8년만에 달성한 기록. 2007년(87개)을 제외하곤 매년 100개 이상의 안타는 기본적으로 만들어냈다. 2009년 172개의 안타가 한시즌 최다 안타 기록이기도 하다.

이젠 2000안타를 노린다. 프로 통산 3명밖에 기록하지 못한 진기록이다. 김현수는 “다음 번 엔 최대한 좋은 상황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기록을 달성했음 좋겠다. 그렇게 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뒤늦은 축하이긴 했지만 김현수는 그래도 기뻤다. 30일 잠실 넥센전에 앞서 팬들과 동료들의 축하 속에 100홈런-1000안타 기념상 시상식을 가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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