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대표인 동생 노진규(22·한국체대)가 뼈 암의 일종인 골육종 진단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되면서 침통함에 빠졌다.
훈련 중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한 것도 모자라 병마와 싸우게 된 동생을 생각하면 쉽게 말이 나오지 않을 터였다.
말없이 공항을 떠났던 노선영은 9일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3,000m 경기를 마치고서야 담아둔 마음을 밝혔다.
노선영은 “동생을 생각해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의식하면 마음이 무거워지니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국을 떠나기 전 병원을 찾아갔지만,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는 모습만 보고 나왔다는 노선영은 최근 노진규와 연락한 내용을 떠올리며 잠시 미소를 되찾았다.
그는 “동생이 선물을 사오라고 하기에 사갈 만한 것이 없다고 했더니 ‘그러면 메달을 가져오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여자 3,000m 19위에 올랐던 노선영은 이날 25위(4분19초02)에 자리했다.
그러나 노선영은 3,000m의 아쉬움을 털고 팀추월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노선영과 김보름(한국체대), 양신영(전북도청)이 출격하는 여자 팀추월은 남자팀과 함께 ‘동반 첫 메달’에 도전한다.
노선영의 출전 종목 중 동생이 부탁한 메달을 따낼 가능성이 가장 큰 게 팀추월이다.
노선영은 “작전과 시간 안배 등을 고려하며 팀추월을 준비 중”이라면서 “메달을 들고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