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인키 뺏기고 류현진에 의지할 수밖에" -美포브스

  • 등록 2015-12-10 오후 3:25:47

    수정 2015-12-11 오후 1:22:58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야구가 투수놀음이라면 이제 다저스는 부상당한 투수 류현진의 귀환에 의지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의 라이 스타인버그가 10일(한국시간) 밝혔다.

스타인버그는 “탁월한 투수들이 결국에는 월드시리즈(WS)로 가는 열쇠였다는 걸 오래도록 지켜봐온 사람으로서 잭 그레인키(3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놓치고 그보다 한참 못한 이와쿠마 히사시(34·다저스)를 영입한 다저스의 앞날이 걱정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스타인버그는 구겐하임 그룹이 구단주로 들어선 뒤 역대 가장 화려한 프로스포츠 구단 중 하나로 떠올랐던 다저스가 지난 2년간 그들이 자랑하던 유산들을 스스로 많이 잃은 게 사실이라고 꼬집으면서 “계속될 클레이튼 커쇼(27·다저스)의 빼어남 외에 2016년 다저스에 기대할 게 뭐가 남았을까”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다저 스타디움에 모인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당장 그 충성스럽던 ‘팬심’을 잡을 명분이 사라졌다. 몇 년 전 천문학적인 텔레비전(TV) 중계권 계약을 맺었으나 케이블 업체들과 계약이 어긋나며 정작 남가주(서던 캘리포니아) 시장의 70%는 다저스 경기를 시청할 수 없는 지경인데도 2016시즌 또 입장권 가격을 올렸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맷 켐프(31·샌디에고 파드레스)와 그레인키 등 팬들이 선호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내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더는 없다고 잘못 판단해 내쳤던 디 고든(27·마이애미 말린스)도 돌아보면 아픈 손가락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들의 공백을 대신해야 했을 야시엘 푸이그(25·다저스)는 이런 저런 잡음에 휩싸이며 루키시절 보여준 천재성과 잠재력을 점차 까먹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과거 밀워키 브레이브스의 눈부셨던 원투펀치 워런 스팬과 자니 세인을 연상시키던 최강의 선발 듀오 커쇼-그레인키에 의존해왔던 팀 컬러마저 마침내 헝클어지고 말았다는 게 스타인버그의 탄식이다.

20억달러(약 2조3620억원)짜리 중계권 계약에도 돈 싸움에서 져 앞으로 족히 3년은 더 요긴하게 써먹었을 법한 그레인키를 지구 라이벌에 뺏긴 마당에 좋은 평가가 나올 리 만무했다. 류현진에게 의지한다는 것도 일종의 비꼼이다.

스타인버그는 “탁월한 선발투수들이 WS로 가는 열쇠인데 이제 다저스는 부상당한 투수 류현진의 복귀에 의지하고 그레인키를 실력이 떨어지는 이와쿠마로 대체했다”면서 “불펜진도 중요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운 좋게 캔리 잰슨(28·다저스)과 함께 할 특급구원 아롤디스 차프만(27·신시내티 레즈)을 품에 안았나 싶었던 순간 그가 가정폭력 혐의에 연루돼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비보가 날아들었다”고 지적했다.

이것저것 다 빼고 결국 다저스에 남은 볼거리는 커쇼 밖에 없는 ‘커쇼 원맨팀’이 아니냐는 비아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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