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뉴 부시 스타디움’에서 끝난 ‘LA 다저스 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5전3선승제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DS) 3차전에서 정규시즌 동안 좌타자에게 단 한 개의 피홈런밖에 허용하지 않았던 류현진이 좌타자 카핀터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류현진은 지난 9월13일 당한 왼쪽 어깨염증 부상을 딛고 24일 만에 돌아온 투수답지 않게 이날 마운드에서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1실점 1볼넷 4탈삼진’ 등의 안정된 피칭을 펼쳤다.
‘24일만의 컴백’ 류현진, 잘 던졌지만...
PS 원정경기라는 엄청난 중압감과 1승1패 상황에서 승부의 향방을 가를 3차전에 맞춰 돌아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누구보다 대범하고 멋진 호투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다저스는 선발 류현진이 물러나기 무섭게 또 불펜이 결정적인 한방을 얻어맞으며 1-3으로 무릎 꿇고 벼랑 끝에 몰렸다.
3회말 카핀터의 솔로홈런으로 끌려가던 다저스는 6회초 선두타자 야시엘 푸이그(23·다저스)의 3루타에 이은 2사후 핸리 라미레스(31·다저스)의 우측 적시 2루타로 어렵게 동점을 만들었으나 7회말 좌완 구원투수 스캇 엘버트(29·다저스)가 좌타자 콜튼 웡(24·카디널스)에게 우중월 투런홈런을 통타당하며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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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널스는 시즌 ‘10승9패 평균자책점(ERA) 3.74’의 셸비 밀러(24·카디널스)가 선발 예고돼 있다.
3회말 선제 우중월 솔로홈런을 작렬시킨 카핀터를 향해 “이번 시리즈 들어 카디널스를 위해 혼자서 거의 모든 걸 해내고 있다”는 찬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이날 역시 1승1패의 팽팽한 균형 속에 선제점의 의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터진 카핀터의 일격으로 카디널스가 급격히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
‘전성기 푸홀스’로 빙의한 카핀터
카핀터는 적어도 이번 DS 들어 과거 카디널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앨버트 푸홀스(34·LA에인절스)급 괴력을 뿜어내고 있다.
스포츠통계전문업체인 ‘스태츠’에 따르면 카핀터는 PS 시리즈 첫 3경기 모두(연속)에서 홈런과 2루타를 하나 이상 뽑아낸 역대 유일한 선수로 등록됐다.
동시에 카핀터는 과거 카디널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2004년 푸홀스에 이어 팀 프랜차이즈(연고) 사상 11년 만에 PS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린 역대 2번째 선수에 올랐다.
더욱 놀라운 건 정규시즌 대비 성적에 있다. 올 시즌 카핀터는 159경기에서 8개의 홈런밖에 뽑아내지 못했고 이중 2개만이 좌투수에게서 얻어낸 몫이었다.
좌투수를 맞아 ‘218타석 183타수48안타 2홈런’으로 타수당 홈런 확률은 1.09%다.
그런데 이번 PS 들어 첫 경기부터 그것도 리그의 내로라하는 좌완(커쇼, J.P. 하월, 류현진)를 상대로 일제히 결정적인 대포를 쏘아 올렸다.
이날 류현진에게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0.72%의 확률을 깨뜨리고 홈런을 쳐내 놀라움이 배가된다.
올 정규시즌 동안 류현진이 좌타자에게 뺏긴 피홈런은 불과 1개였다.
좌타자를 상대한 ‘145타석 138타수에서 피안타 39개와 피홈런 1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타수 대비 피홈런 확률이 0.72%에 머물렀는데 그것마저 뚫고 카핀터가 선제 아치를 그린 것이다.
PS와 같은 단기전 승부에서는 축적된 데이터나 상성 같은 걸 아예 무시하는 소위 미친 듯 신들린 선수가 나오는 팀이 이긴다는 속설이 있는데 지금 세인트루이스에게는 카핀터가 꼭 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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