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의 상징' 김우진, 드디어 개인전 金 한 풀었다...그랜드슬램 달성[파리올림픽]

  • 등록 2024-08-04 오후 10:56:48

    수정 2024-08-04 오후 10:56:48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앞선 두 번의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만 경험했던 김우진(청주시청)이 세 번째 도전인 파리올림픽에서 개인전 우승의 한을 풀면서 남자선수 최초 3관왕이라는 대위업을 이뤘다.

김우진(청주시청)은 4일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브레이디 엘리슨(미국)을 슛오프 접전 끝에 6-5(27-29 28-24 27-29 29-27 30-30 <10+-10>)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앞서 남자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우진은 이로써 도쿄올림픽 안산(광주은행), 이번 대회 임시현(한국체대)에 이어 사상 3번째 올림픽 양궁 3관왕에 등극했다. 남자 선수로선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이다.

리우 대회와 도쿄 대회에서 나란히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던 김우진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수집하면서 츙 금메달 수를 5개로 늘렸다.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 이상 4개)을 뛰어넘어 동·하계를 통틀어 역대 최다 금메달을 따낸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은 김우진의 개인전 금메달 덕분에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를 싹쓸이했다. 앞서 한국은 한국 양궁 남녀 단체전에서 월등한 실력으로 금메달을 따낸 뒤 김우진과 임시현이 혼성 단체전(혼성전)에서, 임시현이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양궁이 올림픽 금메달을 독식한 건 금메달 4개가 걸려있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이자 사상 두 번째다. 올림픽 양궁은 남녀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 서울대회부터 줄곧 총 금메달 수가 4개였다. 그러다 도쿄 대회에 혼성전이 도입되면서 양궁 금메달이 5개로 늘어났다. 도쿄에서 한국은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놓쳐 총 금메달 4개를 따낸 바 있다.

준결승에서 김우진에게 진 이우석(코오롱)은 3위 결정전에서 플로리안 운루(독일)를 물리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에 여자 개인전 은메달 1개, 남자 개인전 동메달 1개 등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하는 역대 최고의 성과를 냈다.

김우진은 이번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명실상부 한국 양궁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남자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일단 올림픽에 3번이나 출전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치열하다는 매번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선발전에서 살아남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면면이 매년 바뀔 때에도 김우진은 늘 그자리에 있었다. 그는 꾸준함의 상징이다. 김우진에 앞서 올림픽에 3차례 출전한 한국 양궁 선수는 김수녕, 장용호, 임동현 등 3명 뿐이다.

김우진은 이미 국제무대에서 양궁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우승 타이틀을 다 차지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올림픽 개인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6 리우 대회에서는 32강에서 일찍 탈락했고 2021년에 열린 도쿄 대회에서는 8강에서 덜미를 잡혔다.

결국 김우진은 세 번째 도전인 파리 대회에서 그 한을 풀면서 진정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을 모두 차지하는 것을 뜻하는 그랜드슬램은 남자선수로 김우진이 최초다. 여자 선수까지 포함하면 박상현 전북도청 감독이 유일하게 달성했다.

충청북도 옥천군 출신인 김우진은 이원초등학교 4학년 때 친형을 따라 양궁에 입문했다. 처음에는 재미 삼아 시작했지만 양궁의 재미에 푹 빠졌다. 양궁 시작 1년 만에 충북 소년체전을 제패할 정도로 재능도 탁월했다.

고교생 신분으로 출전한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은 김우진이라는 ‘신궁’의 탄생을 알리는 무대였다. 그 대회에서 세계기록을 갈아치우고 남자 단체·개인전 2관왕에 올랐다. 2011년에는 토리노 세계선수권에서 역시 남자 단체·개인전 2관왕을 달성했다.

놀라운 것은 그 이후에도 김우진은 흔들리지 않고 10년 훨씬 넘게 정상을 지켜왔다는 것이다. 최고 자리에 오르면 목표의식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반해 그는 큰 슬럼프 없이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하게 최고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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