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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스타는 그 운명을 타고난다고 한다. 아무나 스타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실력만 있다고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 보다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 여기에 극적인 스토리와 빛나야 할 때를 아는 능력이 더해질 때 진정한 별이 될 수 있다.
'캐넌 히터' 김재현(35)은 어쩌면 그런 운명을 타고난 사나이인지도 모른다. 모두가 원하는 절실한 상황이 오면 언제나 평소 이상의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팀 동료 카도쿠라는 이런 말을 했다. '최고 타자는 김재현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뭔가 기대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김재현은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서도 자신이 왜 스타인지를 증명해 보였다.
SK는 2-0으로 앞서고 있었다. 에이스 김광현은 4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아직 경기 중반이었지만 SK엔 강한 위기감이 감돌았다. 1차전을 내주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김광현을 투입한 경기서 김광현이 역전을 당한 것이다. 시리즈 전체가 흔들릴 위기였다.
그러나 이건 모두 김재현을 더 빛나게 할 장치에 불과했다. SK는 5회말 곧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2사 만루서 대타 박재홍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3-3 동점.
김재현에게 찬스가 돌아왔다. 마운드엔 삼성의 돌아 온 마무리 오승환이 서 있었다.
김재현은 다음 타석에서도 불을 뿜었다. 8-4로 앞선 6회말 2사 1,2루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번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그는 유니폼을 벗는다. 그의 한 타석 한 타석이 모두에게 절실한 이유다. 김재현을 그 절실함 위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보여줬다.
김재현은 "볼 카운트 2-3였기 때문에 노려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오승환이 처음 들어왔는데 스피드는 빨라도 볼끝이 좋지 않았다. 슬라이더를 높게 보고 친다는 생각을 했던게 결승타로 이어졌다. 초구는 치려고 들어왔는데 오승환이 퀵모션이 다른 투수와 달라 타이밍을 놓쳤다. 하지만 볼 끝에 예전같지 않았던게 조금 편하게 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올시즌은 내게 뜻깊은 한해다.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한국시리즈에 설 수 있었다. 그래서 꼭 우승을 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지난해의 아쉬움이 있어 선수들이 힘을 합쳐 좋은 경기를 했다. 1승을 했지만 끝난게 아니다. 4승할때까지 집중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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