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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스포츠 전문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지난 20일(현지시각) AC 밀란 구단 측이 차기 감독 후보로 판 할,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로날드 데 부어를 고심 중이라고 보도했다.
만약 AC 밀란이 공식적인 제안을 한다면 판 할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아약스(네덜란드), 바르셀로나(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물론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서 감독을 맡으며 명장 반열에 올랐던 그에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경력은 오점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맨유 감독 당시 판 할은 우승을 차지한 뒤 지도자 계에서 은퇴하겠다는 언급을 한 적 있다. 하지만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으며 경질된 상황에서의 은퇴는 그가 원하는 상황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에 구단 측은 책임을 물어 그를 경질했다. 당시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상황이었지만 투자 대비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AC 밀란의 요청은 판 할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 불명예를 씻고 명장 타이틀을 유지한 채 은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이탈리아 리그라는 것도 판 할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AC 밀란의 현재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라는 것은 판 할에게도 부담스러운 점이다.
이제 AC 밀란에게 명문이라는 단어는 부담스러운 수식어가 돼 버렸을지도 모른다.
한 때 명장이었던 감독과, 한 때 명문이었던 클럽이 손을 잡고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전 세계 축구 팬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