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컴백' 김추자 "더 늦기 전에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 등록 2014-05-27 오후 5:00:25

    수정 2014-05-27 오후 5:00:25

가수 김추자가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컴백콘서트 ‘늦기 전에’ 및 새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33년 만에 나왔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한결같이 사랑해주시는 팬들을 위해 더 늦기 전에 무대로 돌아왔습니다.”

가수 김추자(63)의 컴백 일성은 우렁찼다. 30년이 넘은 공백은 부담이 되지 않는 듯했다. 오히려 이야기 도중 노래를 예로 들며 흥얼거리는 등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김추자는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컴백콘서트 ‘늦기 전에’ 및 새 음반 발매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000년 미국 뉴저지,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등지에서 공연을 한 적은 있지만 1981년 결혼과 함께 공식적으로 중단한 가수활동의 재개를 알렸다.

김추자는 ‘늦기 전에’ ‘커피 한잔’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거짓말이야’ ‘님은 먼 곳에’ 등 많은 히트곡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던 가수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김추자는 한국 대중음악 사상 최초의 댄스음악 아이콘이었으며 고음뿐 아니라 중음과 저음도 능수능란하게 소화할 수 있는 가수로 소울, 사이키델릭, 록, 발라드가 모두 가능했다”며 “역사적인 컴백”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드러나는 노래에 대한 열정과 ‘끼’는 어떻게 33년간 활동을 중단하고 살 수 있었는지 의아하게 만들었다. 김추자는 “간첩이라는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연예계 생활이 싫어졌다. 결혼생활은 오히려 행복했다. 30년 이상 평범한 엄마, 아내로 살아왔다”고 말했다. 복귀를 마음먹게 된 것은 과거의 비난, 소문 등을 이제는 소화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딸도 “왜 엄마는 노래를 안 부르냐.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도 엄마 노래 부르는 모습 보고 가시는 게 소원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용기를 줬다.

6월 2일 발매될 새 앨범은 과거의 미발표곡 5곡과 4곡의 신곡으로 완성시켰다. 오랜만의 녹음작업이었다. 그래도 음악적 ‘감’은 녹이 슬지 않았다. 평소 집안 곳곳에 라디오를 갖다 놓고 수시로 음악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추자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그저 듣기만 했겠나. 흥얼거리기도 하고 ‘나였다면 이런 스타일로 불렀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며 “음악을 옆에 두고 살았기 때문에 녹음작업도 어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활동 중인 아이돌가수는 물론 해체된 그룹, 그만둔 가수 등 변천사를 다 알고 있다. 따로 연습을 하지는 않았지만 ‘여기는 잘 살렸다’고 하는 등 나름 채점도 했다”고 덧붙였다.

신중현이 작사·작곡한 ‘몰라주고 말았어’가 타이틀곡인 이번 앨범에는 대중이 따라 부르기 쉬운 네오 트로트 장르도 두 곡이 실렸다. 김추자 최초의 트로트곡이다. 김추자는 “원래 창을 해서 트로트 창법이 어렵지 않다. 소울도 한이요, 뽕짝도 한이어서 상통하는 것도 있다”며 “뽕판(트로트 앨범)도 한번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추자는 앨범 발매에 이어 6월 28일과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서울공연을 개최한 뒤 7월 6일에는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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