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감독 "내 마음속 MVP는 이승원과 여오현 코치"

  • 등록 2019-03-26 오후 10:43:44

    수정 2019-03-26 오후 10:43:44

2018~19 남자 프로배구 챔피언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26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 3차전 승리 후 최태웅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천안=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확정되고 최태웅 감독은 방송 인터뷰 도중 어린 아이처럼 펑펑 울었다. 유독 ‘아픈 손가락’이었던 세터 이승원에 대한 생각을 하자 감정이 북받쳐 올랐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19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1(25-20 30-32 25-19 25-20)로 꺾고 3연승으로 챔피언에 등극했다.

현대캐피탈은 2005~06, 2006~07, 2016~17시즌에 이어 구단 역사상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최태웅 감독 입장에선 2년 만에 되찾은 챔프전 우승 트로피이었다. 동시에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에 패한 아쉬움도 갚았다.

최태웅 감독은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울지 않을 수 있었는데 승원이 얘기가 나오자 눈물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며 “ 올시즌 승원이가 유독 부상도 많았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에 잘해준게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승원이는 스스로 부족한 줄 알고 더 혹독히 연습했다. 그런 점들이 생각나서 울컥했다”며 “승원이가 이 정도까지 해줄 것이라 기대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 와서 고생했던 것을 풀려고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여오현 플레잉코치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최태웅 감독은 “여오현 코치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느낌이다. 포스트시즌에 와서 완전히 다른 활약을 보여줬다”며 “외국인선수 파다르도 문성민과 여오현 코치는 존경한다고 말 할 정도로 너무 잘해줬다”며 “이승원과 여오현 코치는 내 마음속의 MVP다”고 강조했다.

주장인 문성민과 챔프전 MVP 전광인에 대한 칭찬 역시 아끼지 않았다. 최태웅 감독은 “성민이는 말로 하는 것 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수다”며 “성민이가 3차전 중간에 빠지기는 했지만 마지막 세트에는 없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올시즌 마지막 무릎 부상 있었지만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 책임감이 강한 선수다. 팀의 정신적인 지주로 충분히 역할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무릎 부상을 안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투혼을 발휘한 전광인에 대해선 “MVP를 받으러 온 선수 같다. 광인이의 활약은 경기장에 직접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며 “궂은 일을 다하고 공격력이 워낙 좋다. 이번 우승에 공헌도가 많았다”고 말했다. 시즌 전 ‘우승하면 광인이와 여행을 같이 가고 싶다’고 공약을 밝혔던 최태웅 감독은 “광인이가 너무 바쁠 것 같아서 같이 여행을 갈지 모르겠다. 가까운 곳에 가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최태웅 감독은 2년 전 우승보다 이번이 훨씬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2년 전 우승할 때는 차라리 마음 편하게 했다면 올해는 삐걱대는 팀이었기 때문에 상승세가 끊기면 안되는다는 생각으로 불안함이 계속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우승이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운이 따랐다. 플레이오프 때는 우리카드 아가메즈가 부상을 당했고 챔프전에선 이승원이 잘해주면서 분위기가 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챔프전 세 번 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였다.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대한항공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말한 최태웅 가독은 “챔프전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정규리그 우승 못한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통합우승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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