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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수확했다. 전체 순위로는 독일(금14), 노르웨이(금13), 캐나다(금11), 미국(금9), 네덜란드(금8), 스웨덴(금7)에 이어 종합 순위 7위다. 금메달 숫자가 아닌 전체 메달 숫자로 순위를 매기면 6위로 한 계단 올라간다.
금메달 숫자는 기대에 못미쳤다. 2006년 토리노 대회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거둔 최다 금메달 6개 보다도 한 개 모자랐다. 하지만 전체 메달 숫자는 총 14개(금6, 은6, 동2)를 가져온 2010년 밴쿠버 대회를 뛰어넘었다.
특히 이번에는 의미있는 메달이 많이 나왔다. 스켈레톤, 컬링, 스노보드, 봅슬레이 등 그동안 한국의 불모지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한 것은 큰 성과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6개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는 기적을 일궈냈다.
최고의 효자 종목은 역시 쇼트트랙이었다. 쇼트트랙은 남녀 8개 종목에서 금메달 3개(남자 1500m 임효준, 여자 1500m 최민정, 여자 3000m 계주), 은메달 1개(남자 500m 황대헌), 동메달 2개(남자 500m 임효준, 남자 1000m 서이라)를 따냈다.
최대 3개의 금메달을 기대했던 22일 ‘골든데이’에서 ‘노골드’에 그친 것이 ‘옥에 티’였다. 하지만 한국 쇼트트랙은 남녀가 전종목에서 고르게 메달을 따내면서 최강 실력을 다시 입증했다. 한국을 제외하고 금메달 2개 이상을 딴 나라는 아무도 없었다.
여자 대표팀 간판 최민정(20·성남시청)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유일한 2관왕에 올랐다. 4년 전 소치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던 남자 대표팀은 임효준(22·한국체대)이라는 새로운 에이스를 발견하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남자 대표팀의 간판스타 이승훈(30·대한항공)은 주종목인 매스스타트에서 멋진 스퍼트로 금메달을 일궈내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자존심을 지켰다.
여자 500m에서 올림픽 3연패를 노렸던 이상화(29·스포츠토토)는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에게 패해 아쉽게 금메달은 놓쳤다. 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한 레이스에 이어 뜨거운 눈물을 흘려 모든 이들을 감동시켰다..
차민규(25·동두천시청), 김민석(19·성남시청), 정재원(17·동북고) 등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역들이 분전하면서 4년 뒤 베이징에서의 전망을 밝게 했다.
‘아이언맨’ 윤성빈(24·강원도청)이 남자 스켈레톤에서 한국 썰매 역사상 첫 금메달을 일궈냈다. 이어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봅슬레이 4인승에서도 깜짝 은메달을 일궈냈다.
그동안 아시아는 썰매 종목에서 철저히 변방이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통해 아시아도 충분히 썰매 종목에서 강국아 될 수 있다는 것을 한국이 보여줬다.
대한민국 사회 전체에 신드롬을 일으킨 여자 컬링의 대회 마지막 날 은메달도 값진 결과다. 감독과 선수 전원이 모두 ‘김’씨여서 ‘팀 킴’이라 불리는 여자 대표팀은 경북의 작은 마을 의성에서 방과후 수업으로 컬링을 시작했다.
이후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놀라운 정신력으로 승승장구를 거듭하면서 한국 컬링 사상 첫 은메달을 따내는 기적을 이뤘다.
북미와 유럽이 지배하는 올림픽 컬링에서 아시아 국가가 은메달 이상을 가져온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배추밭에서 스노보드를 연습해 ‘배추보이’라 불리는 이상호(23·한국체대)의 은메달도 한국 스포츠 역사를 바꾸는 큰 사건이었다.
이상호는 지난 22일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스키가 올림픽 메달은 딴 것은 1960년 스쿼밸리 대회에 참가한 이후 무려 58년 만에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