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시즌 메이저리그 데뷔 후 3년 만에 마침내 해적선의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머서는 2015년 이후 얻게 될 연봉조정 자격을 앞두고 주전 야수로는 유일하게 이번 주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튼의 ‘파이어릿 시티(복합 훈련캠프장)’에서 막을 올린 자발적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1월 ‘팀 미니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최저연봉 수준에 묶여있는 머서는 올해 잘해야 몸값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확실한 선수다. 미니캠프 참가는 이런 의지를 반영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대인배’ 머서가 생각하는 강정호
강정호의 호기로운 자신감을 전해들은 머서는 “월드시리즈(WS)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정호 같은 선수가 팀에 합류하게 된 건 옳은 선택이다”며 “그런 자신감으로 여기 오는 건 보기 좋다. 우리 모두가 그 자신감을 이용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우리 팀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그런 자신감을 보는 게 흥분된다”고 맞받았다.
자기 자리를 뺏을 막강한 경쟁자가 태평양을 건너오게 되지만 속 좁게 굴지 않고 팀과 하나의 궁극적 목표를 위해 기꺼이 발전적 경쟁을 환영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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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서는 마이너리그에서조차 6시즌 평균 타율이 0.268(7홈런 47타점 등)에 그친 커리어 내내 지극히 평범한 선수였다. 올해 성적(149경기 129안타 타율 0.255 12홈런 55타점 등)이 생애 최고일지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예상과 더불어 어떤 의미에서는 내야의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는 유틸리티 역할이 적합하다고 보는 배경이다.
작년 머서는 144경기를 뛰며 에러(실책) 11개와 수비율 0.982(리그 평균 0.975)를 마크했다. 아울러 9이닝 환산 수비범위 및 경기당 수비범위는 각각 ‘4.40/4.15’였다. 이는 리그 평균(4.30/4.29)과 거의 비슷했다.
반면 9점에 달하는 ‘수비방어점(DRS:수비로 실점을 막은 지표)’은 메이저리그 전체 6위에 오를 정도로 견고했다.
강정호, 머서의 ‘퍼펙트 송구’ 넘어야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머서에게는 빅리그에서 최고로 꼽히는 1루 송구능력이 장착돼 있다는 점이다.
야구통계전문업체 ‘베이스볼 인투 솔루션스’에 따르면 지난해 머서는 총 350차례 1루로 송구해 단 하나의 실책이나 좋지 못한 송구로 인한 ‘미스플레이(실책성)’를 만들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300차례 이상 1루로 송구한 13명의 유격수 가운데 적어도 3회 이하로 실책이나 미스플레이를 막은 선수는 머서가 유일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타자가 유격수 쪽 타구를 때리고 매번 1루로 전력 질주한다면 강정호는 압박감을 느낄 테고 이는 곧 에러 유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상황에 따라 1루 송구에 에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에둘렀다.
강정호에게는 어느 정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가자마자 장타를 펑펑 때려낼 일은 확률상 낮다는 뜻이다.
즉 초반 몇 달간은 강정호와 머서의 방망이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고 그렇다면 수비에서 둘의 주전 싸움이 판가름 날 공산이 커진다.
수비율과 수비범위에서 리그 평균을 유지하는 가운데 유격수로 수비방어점 ‘A급’에 1루 송구는 ‘특급’인 머서가 초반 주전싸움에서 분명한 우위에 선 채로 경쟁한다는 건 부인할 수 없게 됐다.
강정호는 할 일이 많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함은 물론 필드 안에서는 강점(방망이)을 최대한 살리는 한편 디테일한 수비력 향상에도 상당한 공을 들어야 할 숙제를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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