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분석]류제국은 어떻게 '천적' 나성범을 압도했을까

  • 등록 2016-10-24 오후 11:18:36

    수정 2016-10-24 오후 11:18:36

류제국이 24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NC와 플레이오프 3차전서 제 몫을 다한 뒤 마운드를 내려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LG가 천신만고 끝에 플레이오프 첫 승을 거뒀다.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겨우 승리를 챙길 수 있게 됐다.

승부는 연장전에서 갈렸지만 승리로 가는 발판은 선발 류제국이 놓았다고 할 수 있다. 1,2차전을 모두 패하며 기세가 꺾인 LG였다. 하지만 류제국은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NC 타선을 틀어막으며 승리의 물꼬를 LG쪽으로 틀었다.

천적이었던 나성범과 승부를 보면 그가 NC 타자들을 얼마나 많이 연구했으며 그들을 잡기 위해 애썼는지를 알 수 있다.

나성범은 류제국에게 매우 강했다. 통산 타율이 4할2푼9리나 됐다. 류제국이 그동안 NC 타자들에게 맞은 7개의 홈런 중 무려 4개가 나성범에서 맞은 것이었다.

경기 전 나성범도 류제국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록이 나쁘지 않고 홈런을 친 기억도 있다. 좋은 승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시즌 막판에 유인구(체인지업, 싱커)에 많이 말려들었는데 그 부분만 좀 신경쓰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제국은 딱 나성범의 예상과 반대로 승부를 들어갔다.

첫 타석에서 초구를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이후 다른 주무기인 커브로 공략법을 바꿨다. 나성범이 직구에 타이밍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자 완급 조절을 통해 타이밍을 완전히 뺏기 위한 전략이었다. 또한 유인구로 볼을 떨어트리기 보다 완급 조절로 공을 치게 해 범타로 잡겠다는 의도도 보였다. 결국 첫 타석에서 직구 승부로 삼진을 잡아냈다.

두번째 타석 역시 힘으로 눌렀다. 4회 무사 1루. NC 벤치에선 초구에 히트 앤드 런 작전이 나왔다. 류제국의 선택은 직구. 결과는 좌익수 플라이였다. 류제국의 구위가 나성범의 스윙을 압도했던 것이다.

세 번쨰 타석은 다시 삼진이었다. 이 타석에선 그 동안 잘 던지지 않았던 컷 패스트볼을 많이 섞었다. 카운트가 0-2로 유리해 지자 몸쪽을 깊숙히 찌르며 부담을 줬다. 결정구는 커브. 스트라이크 존으로 떨어지는 커브에 나성범의 스윙이 크게 돌아나오며 아웃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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