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7이닝 무실점 역투...벼랑끝 몰릴뻔한 KT 살렸다

  • 등록 2022-10-17 오후 9:31:29

    수정 2022-10-17 오후 9:34:25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KT위즈와 키움히어로즈 경기. 5회말 2사 후 키움 송성문의 타구를 좌익수 알포드가 잡아낸 뒤 KT 선발투수 벤자민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벼랑 끝 위기에 몰릴뻔 했던 KT위즈를 구한 주인공은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선수로 한국에 온 웨스 벤자민(29)이었다.

벤자민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와 프로야구 2022 KBO 포스트시즌 2차전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와 7이닝을 5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진을 9개나 잡아내며 키움 타선을 꽁꽁 묶은 벤자민의 활약 덕분에 KT는 키움에 2-0 승리를 거뒀다. 전날 1차전의 아쉬운 패배를 씻은 KT는 고척 원정 2연전을 1승 1패로 마무리하고 안방인 수원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이날 벤자민의 투구는 만점짜리였다. 투구 내용과 결과 모두 전혀 나무랄데가 없었다. 2회와 3회, 5회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1회도 2사후 볼넷 한 개를 내줬을 뿐 피안타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와 6, 7회는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두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위기관리능력이 빛났다. 4회말 1사 후 이정후, 김혜성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야시엘 푸이그와 김태진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위력을 뽐냈다.

6회말에도 2사 후 이정후에게 좌측 2루타를 허용해 실점 위기가 찾아왔지만 김혜성을 루킹 삼진으로 잡고 스스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말에는 2사 후 이지영, 대타 전병우에게 연속안타를 내줬지만 1, 2루 상황에서 가을야구에 강한 면모를 자랑하는 송성문을 유격수 땅볼을 처리하고 무실점으로 이날 투구를 마쳤다.

이날 벤자민은 총 100개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 147km에 평균 145km를 기록하는 등 구속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벤자민의 진짜 무기는 커터와 슬라이더였다. 이날 슬라이더는 24개, 커터는 25개를 던졌다. 특히 타자 앞에서 예리하게 꺾이는 커터에 키움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헛스윙을 돌렸다.

사실 KT 입장에선 2차전이 쉽지 않았다. 전날 가장 믿는 불펜투수 김민수와 마무리 김재윤이 나란히 난타 당했다. 그래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선발요원 고영표까지 불펜에 대기시켰다. 설상가상으로 공격에선 리드오프 조용호와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전력의 80%만 가지고 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벤자민이 7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텨준 덕분에 승리와 함께 불펜투수들이 회복할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유신고 출신 19살 신인 박영현이 8회와 9회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주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1차전 패배 후 2차전을 잡은 KT는 안방에서 열리는 3, 4차전에서 실질적인 원투펀치인 고영표, 소형준을 선발로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키움은 1, 2선발 안우진과 에릭 요키시를 소모한 상황에서 3, 4차전 투수운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벤자민은 이날 경기 뿐만 아니라 이번 가을야구에서 KT 마운드에 없어선 안될 핵심이다. 지난 13일 KIA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3-2로 앞선 8회초 등판해 소크라테스 브리토, 최형우, 김선빈을 연속해서 삼진 처리하며 KT의 6-2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이어 원래 자기 자리인 선발로 돌아온 벤자민인 이날 경기에서 다시 한 번 KT에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이날 데일리 MVP에도 뽑힌 벤자민은 상금 10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코스메틱 협찬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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