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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때 작가님은 드라마를 구상 중이었다. SBS ‘파리의 연인’(2004)이다. 하림 언니와 친하다는 이유로 사석에서 작가님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파리의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대본을 읽은 것도 아니었다. 줄거리를 듣는 것만으로 재미있었다. 하림 언니는 “드라마로 만들면 성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나 역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유쾌한 수다였다. 작가님이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 같이 일하고 싶은 배우를 떠올리면서 대본을 썼다고. 신기했다. 다름 아닌 절친한 배우 김정은, 정은 언니였다. 우연이라기엔 신기했다. 당장 정은 언니에게 연락했다. “혹시 연락을 받으면 꼭 언니가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해 성공한 작품이 ‘파리의 연인’이다. 보는 내내 같이 행복해졌다. 나도 언젠가 작가님에게 나를 놓고 대본을 썼다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상상해봤다.
아직도 기억난다. 배우들이 기다리는 대본이었다. 그 다음이 궁금해 대본이 나오면 소설 읽듯 몰입해 읽었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 배우 유서진은…
1996년 MBC 공채25기 탤런트로 연기를 시작했다. 상명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했다.최근 SBS ‘시크릿가든’에서 현빈의 첫사랑 역할에 이어 JTBC ‘품위있는 그녀’에 출연해 또 다른 전성기를 맞았다. 유서진이 20년 간의 배우 생활 동안 만난 사람 이야기로 자신의 연기인생에 대해 5회에 걸쳐 시리즈로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