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 눈물' 차준환, 평창 시나리오 전면 재수정 불가피

  • 등록 2017-08-01 오후 2:15:35

    수정 2017-08-01 오후 2:15:35

지난달 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표선수 1차 선발전. 남자 시니어 싱글에 출전한 차준환이 경기를 마치고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소년 김연아’ 차준환(16·휘문고)이 부상에 발목을 잡혀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차준환은 지난달 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1차 선발전에서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점프 실수를 반복하며 77.25점으로 2위에 머문 데 이어 프리스케이팅에서 더욱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프리스케이팅 점수가 129.67점(기술점수 55.27점, 예술점수 75.40점, 감점 1점)에 머물렀다.

결국 차준환은 이준형(21·단국대·228.72점)과 김진서(2위·한국체대·223.49점)에 밀리며 3위(206.92점)로 대회를 마쳤다. 자신의 개인 최고 점수인 242.45점(2017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 무려 26점 가까이 모자란 점수였다. 국내 대회가 ISU 국제 공인 대회보다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는 점을 감안하면 점수의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당장 차준환의 평창 시나리오는 전면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애초 계획은 이번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뒤 9월 독일에서 열리는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서 평창올림픽 출전 티켓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2,3차 선발전을 통해 태극마크를 달고 싶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계획이 어긋났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네벨혼 트로피는 1위를 차지한 이준형이 나선다. 차준환 입장에선 이준형의 선전하기만을 바라야 하는 입장이다.

이준형이 티켓을 가져오더라도 올림픽 진출이 보장되는 것은 안다. 1위 이준형과 차준환의 선발전 합계 점수 차는 20점이 넘는다. 2, 3차에서 차이를 극복해야만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사실 올림픽이 문제가 아니다. 지금 차준환의 몸 상태는 최악이다. 차준환 측 관계자는 “현재 차준환이 오른 발목 염증과 왼쪽 허벅지 타박상으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훈련보다 치료와 재활이 절실한 상황이다.

오른쪽 발목 염증은 발에 맞지 않는 스케이트화 때문이다. 비시즌 동안 새 스케이트를 구하려고 했지만 잘 되지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쿼드러플 점프를 연습하면서 계속 넘어지다 보니 왼쪽 허벅지에 통증이 가중됐다. 지난해부터 부상이 있었지만 시즌 대회를 치르느라 치료 시기를 놓쳤다.

이번 선발전에서도 차준환은 연기 도중 통증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나마 연기 시간이 짧은 쇼트프로그램에선 버틸 만 했지만 시간이 긴 프리스케이팅에선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일단 차준환은 당분간 훈련을 쉬면서 부상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다. 8월 2일 출전 예정이었던 홍콩 아시안 오픈 트로피 대회도 이미 기권서를 제출했다. 몸이 회복되면 그 이후에야 훈련과 대회 스케줄을 짤 수 있다.

한 국내 피겨 관계자는 “차준환이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당장 올림픽 출전에 조급해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계획을 짜고 무리시키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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