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한국 야구 '약속의 8회' 되돌려 보기

  • 등록 2014-09-28 오후 9:52:06

    수정 2014-09-28 오후 9:52:06

28일 오후 인천광역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야구 결승전 한국과 대만의 경기, 한국 8회초 2사 2,3루 7번 황재균이 2타점 안타를 치고 대만팀의 타임때 1루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야구 대표팀이 극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도 ‘약속의 8회’에 운명이 결정됐다. 대표팀의 운명을 가른 8회를 다시 자세히 돌려본다.

선발 김광현이 6회말 2-1로 앞선 가운데서 동점 적시타,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2-3 역전을 내준 상황. 7회말 양현종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분위기는 기대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안타 2개를 내주며 무사 1,3루.

8회 역전에 앞서 분위기를 바꾼 건 안지만이었다. 땅볼 한 개라도 허용하면 바로 실점으로 이어지는 상황. 양현종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안지만은 삼진에 이어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단 한 점도 뺏기지 않았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대표팀. 그리고 약속의 8회가 돌아왔다. 1번 타자 민병헌부터 시작되는 타순.

올시즌 리그에서 좌완에 가장 강했던 타자 민병헌이 천관위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 이후 안타를 만들어내며 출루했다. 8회 드라마의 시작. 손아섭이 기습번트에 실패하며 3구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세가 꺾이는 듯 했다.

침체될 수 있는 분위기를 살린 건 김현수였다. 깨끗한 우전 안타로 민병헌을 3루까지 보내는데 성공. 대만 벤치는 움직였다. 결과적으로 한국 대표팀엔 호재가 됐다. 대표팀이 껄끄러워하던 천관위 대신 뤄지아런으로 바뀌자 타선도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박병호가 상대 투수의 몸이 덜 풀린 틈을 타 볼넷으로 차분히 출루해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다음 타석에 나선 강정호는 2스트라이크 1볼로 몰린 가운데 몸쪽으로 향하는 볼을 전혀 피하지 않았다. 왼 팔꿈치 쪽에 볼을 맞고 밀어내기 타점을 올렸다. 3-3 동점.

운도 따랐다. 다음 타자 나성범의 타구는 2루쪽으로 흘렀지만 타구가 먹히며 천천히 굴러간 덕분에 병살은 면할 수 있었다. 홈으로 송구하기에도 늦은 타이밍이었다. 3루 주자 김현수는 손쉽게 득점에 성공했다. 드디어 역전 점수가 나온 순간이었다.

여기서 그치치 않았다. 분위기를 탄 한국 대표팀은 거세게 몰아쳤다. 2사 2,3루서 나온 황재균의 우전 적시타로 승부의 추는 기울었다. 한국 선수들은 더그아웃을 나와 격하게 환호성을 질렀다.

8회말은 안지만, 9회말은 봉중근과 임창용이 책임지며 한국은 5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2010광저우 대회에 이은 대회 2연패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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