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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후반에만 3골을 내줘 0-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지난해 3월 요코하마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0-3으로 패한데 이어 또다시 일본전 대패 수모를 겪었다. 동아시안컵 4연패 목표도 무산됐다.
이날 벤투 감독은 센터백 권경원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파격 전술을 꺼내들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는 벤투호의 오랜 고민이다. 정우영(알사드)이 붙박이 주전으로 버티고 있지만 그가 빠질 경우 대안이 마땅치 않다.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에 손준호(산둥 타이산)를 불러들여 기량을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손준호는 대회 직전 무릎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백승호(전북), 김동현(강원) 등도 시험대에 올렸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권경원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중앙 수비수로 나섰다. 하지만 프로 초창기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하곤 했다. 그래서 수비형 미드필더가 변신 가능한 수비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많은 전문가들도 권경원의 수비형 미드필더 기용을 주장했다.
한국은 중원에서 제대로 패스를 연결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빌드업 축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해외 리그 이적을 위해 중도 하차한 황인범의 빈자리가 너무 커보였다.
전반전은 어찌어찌 무실점으로 마쳤지만 후반전에 수비가 와르르 무너졌다. 후반 4분 선제 실점 당시 후지타 조엘이 자유롭게 크로스룰 올릴때 견제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이후에도 한국은 잇따라 일본에 결정적인 찬스를 내줬다. 수비가 무너진 것도 있지만 중원에서 제대로 견제를 하지 못하고 그대로 돌파를 허용했다.
결국 벤투 감독의 ‘권경원 시프트’ 실험은 0-2로 뒤진 후반 23분 막을 내렸다. 벤투 감독은 중앙 수비수 박지수(김천)를 공격수 조영욱(서울)으로 바꾸면서 권경원을 수비진으로 내렸다. 이후 추가골을 내주면서 한국은 0-3 완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권경원 카드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수비형 미드필더 고민은 더 커졌다.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은 4달. 뭔가 대안을 찾기에 부족한 시간이다. 이젠 주전들의 컨디션 유지에 더 큰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