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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중간합계 4언더파 212타를 적어낸 임성재는 단독 선두 스코티 셰플러(9언더파 207타)에 5타 뒤진 3위에 올랐다.
경기 초반 6번홀까지 4타를 잃었을 때만 해도 순위가 크게 미끄러지지 않을까 우려가 컸다. 2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하고 5번(파4)과 6번홀(파3)에서 연속으로 보기를 적어내며 크게 흔들렸다.
경기 여건도 좋지 않은 쪽으로 흘렸다. 전날보다 기온이 뚝 떨어져 추위를 느낄 정도였고, 바람도 거셌다. 이날 오거스타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은 14도였다. 하루 전엔 25도 이상 올랐다.
좋지 않은 흐름을 끊지 못했던 임성재는 7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지면서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 홀에서 약 8m 거리의 파 퍼트를 넣은 게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이어 8번홀(파5)에서 이날 첫 버디가 나왔다.
하지만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전반보다 후반의 난도가 더 높은 편이어서 안심할 수 없었다.
10번홀(파4)에서 기분 좋은 버디가 나온 게 흐름을 완전히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앞서 1·2라운드에선 이 홀에서 모두 보기를 적어낸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다.
경기 뒤 임성재는 “전반에는 긴장하지 않았는데도 이상하게 잘 안됐다. 더블보기로 시작해서 흐름이 나빴다”면서 “7번홀에서 긴 파 퍼트가 들어가면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고, 10번홀에서의 버디가 전환점이 됐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대회 첫날 5언더파를 치며 단독 선두로 나섰던 임성재는 2라운드에선 공동 2위, 3라운드에선 3위로 밀렸으나 선두와는 5타 차에 불과해 역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5타 차는 1~2홀에서도 뒤집힐 수 있어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2011년 마스터스에서 3라운드까지 4타 차 선두를 달려 그린재킷을 예약했다. 그러나 최종일에만 80타를 치면서 무너졌다. 최종성적은 공동 15위였다.
임성재는 “바람이 너무 불고 날도 추워서 힘든 하루였다”며 “마지막 날은 공격할 홀과 수비할 홀을 나눠 한타한타 집중하겠다. 대신 이 곳에선 욕심을 내다 한순간에 망할 수 있으니 욕심은 안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성재는 2020년 처음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한국 선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전 최고 성적은 2004년 최경주의 3위였다.
김시우(27)는 중간합계 3오버파 219타를 쳐 공동 18위에 올라 마지막 날 톱10 기대감을 높였다. 공동 9위(1오버파 217타)와는 2타 차다.
1년 5개월 만에 PGA 투어 공식 대회에 나온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은 이날 6타를 잃으며 공동 41위(7오버파 223타)로 뒷걸음쳤다.
단독 선두로 나선 셰플러는 마스터스 첫 우승과 함께 이번 시즌 4승 사냥에 나선다. 셰플러는 지난 3월 21일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1위를 굳건하게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