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황제' 안현수, 러시아빙상연맹에 은퇴 의사 전달

  • 등록 2020-04-28 오후 3:34:27

    수정 2020-04-28 오후 3:34:27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스타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이 현역 은퇴를 결심했다.

러시아 빙상연맹은 27일(현지시간) “(서울에 있는) 빅토르 안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는 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안현수는 러시아빙상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은퇴 심정을 밝혔다. 그는 “내 선수 생활의 마지막 시즌이었다는 것을 여러분께 알려드린다”며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쇼트트랙을 떠난다는 게 실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현수는 “지난해 시즌을 준비하는 동안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아주 열심히 준비했다”며 “지난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기간에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했고 내 생각에도 컨디션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지금 몸 상태로는 시즌을 계속 이어 나가는 게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계속되는 무릎 통증으로 치료와 재활 훈련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제대로 훈련하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안현수는 “무릎 통증으로 다른 부상도 생겨 컨디션 유지가 더 어려워졌다”며 “동기 부여만으로는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지만 함께 대처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3관왕에 오르면서 ‘쇼트트랙 황제’에 등극한 안현수는 무릎 부상과 국내 빙상계 파벌 논란 등으로 심한 마음고생을 겪었다.

결국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하자 2011년 한국 국적으로 포기하고 러시아 귀화를 선택했다.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러시아 대표에 선발된 안현수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에 등극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던 중 러시아의 도핑스캔들에 연루돼 참가가 무산됐다.

안현수는 금지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안현수는 지난 2018년 9월에도 은퇴를 발표했다가 입장을 바꿔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고질적인 부상이 심해지자 끝내 은퇴를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안현수의 은퇴 후 계획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중국 대표팀 코치로 갈 것이라는 전망은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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