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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이 선수들의 홈런 경쟁이 흥미로운 이유기도 하다. 박병호와 강민호는 사석에서도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친한 사이기도 하다. 박병호, 나바로, 테임즈(NC), 최형우(삼성) 등 기존 강자 사이에 강민호가 가세하며 더 재미있어졌다.
그렇다면 과연 올시즌 홈런왕 매치업에 ‘홈런 1위’ 강민호와 박병호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강민호는 ‘홈런왕 경쟁’이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손사레를 쳤다. “3년 연속 홈런왕을 한 병호와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내가 잘 쳐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고 병호가 지금까지 제 실력발휘를 잘 하지 못한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대신 강민호는 올시즌 박병호에 대해 “포수로서 상대하기 더 무서워졌다”고 표현했다. 그는 “작년같은 경우에는 한 방만 맞지 말자는 생각으로 병호와 볼배합을 가져갔는데 올해는 안타도 많고 타점도 많아서 주자가 있을 때 상대하기 더 까다로워졌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강민호는 그런 박병호와 비교를 거부한다. 강민호는 “병호는 의식해서 볼을 일부러 띄워 보낸다고 하더라. 나는 볼 보고 막 치는 수준이다. 그런 병호와는 차이가 난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내가 넘 볼수 없는 타자”라면서 “병호 같은 타자들은 여기 있기 보다 빨리 외국무대로 가야한다”는 말로 박병호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강민호는 홈런왕보다 꿈 꿔온 목표가 따로 있다고 했다. 30홈런이다. 강민호는 “올해 홈런에 대해 유일한 목표가 있었다면 20홈런이었다. 이미 그 부분은 넘어섰으니 이제 30홈런만 치면 좋겠다. 40홈런까지는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30홈런만 치면 “여한이 없겠다”는 표현까지 덧붙였다.
박병호도 강민호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부분은 강민호의 포지션 때문이다. 포수는 홈런 뿐만 아니라 경기 운영, 투수 볼배합 등 많은 걸 생각하고 고려해야하는 포지션이다. 박병호는 “민호 형이 포수로 워낙 체력소모가 많은 포지션인데도 중심타자 몫까지 해주는 게 정말 대단한 일인 것 같다”고 했다.
경기 수 대비 홈런은 강민호가 박병호보다 많고 타점 부분에서도 두 선수는 2개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장타율에선 오히려 강민호가 6할9푼4리로 앞서있는 상황이다. 박병호에겐 강민호가 좋은 경쟁자이자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박병호도 그런 강민호를 보며 많이 배웠다고도 덧붙였다. “민호 형 친 걸 보고, 타격폼을 보면서 나도 초반에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워낙 타이밍이 좋고 갖고 있는 힘을 잘 실어서 넘긴다. 민호 형도 정말 대단한 타자”라면서 “부상에서 회복하면 민호 형과 더 좋은 경쟁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