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wiz 가을야구 운명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주권.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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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kt wiz의 불펜 핵심은 우완투수 주권(25)이다. 주권은 올 시즌 리그 최다인 77경기에 나와 70이닝을 던져 6승 2패 31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홀드 부문도 1위에 올랐다. 단순히 많이 나와 던진 것을 넘어 불펜 기둥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권이 없었다면 kt의 정규시즌 2위는 불가능했다.
주권은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위주로 한 전형적인 ‘투 피치 투수’다. 하지만 주권은 다른 투수와는 조금 다르다. 통상적으로 투수들은 패스트볼을 기본으로 다양한 변화구를 섞는다. 이에 반해 주권은 패스트볼보다 체인지업을 더 많이 구사한다.
| kt 주권, 두산전 상대 구종별 기록. 표=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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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데이터 전문 업체인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에 따르면 주권은 2020시즌 주권은 패스트볼 40%, 체인지업 54%로 체인지업을 약 14% 가량 더 많이 구사했다.
특히 주권은 정규시즌 동안 두산을 상대로 강점을 보였다. 2020시즌 주권은 두산을 상대로 8경기에 등판에 10⅓이닝 동안 5피안타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했다. 이는 주권이 상대한 9개 구단 중 SK(0.00)에 이어 2번째로 좋은 평균자책점이다.
두산을 상대로도 주권은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주권은 두산전에서 전체 투구 가운데 52%나 체인지업을 던졌다. 피안타율은 .143, 피OPS는 .393였다. 패스트볼도 위력적이었다. 전체 비율 47%를 던진 패스트볼의 두산전 피안타율은 .100, 피OPS는 .443에 불과했다.
| kt 주권, 2020시즌 두산전 패스트볼·체인지업 궤적. 자료=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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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권이 두산전에서 재미를 본 무기는 하이패스트볼이다.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자료에 따르면 주권은 두산전에서 하이패스트볼을 많이 구사했다. 패스트볼 로케이션이 대부분 존 상단에 몰려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으로 형성됐다. 타자들은 패스트볼과 비슷한 궤적으로 들어오다 아래로 가라앉는 체인지업에 고전했다.
두산을 상대로 주권이 던진 패스트볼 가운데 하이패스트볼의 비율은 47.5%로 거의 절반에 이른다. 이는 주권이 2020시즌 던진 패스트볼 중 하이패스트볼 비율 35.3%보다 12% 이상 높은 수치이다.
반면 2020시즌 두산은 대체로 하이패스트볼에 약한 편이었다. 두산 타선은 전체 패스트볼을 상대로 타율 .313, 장타율 .475를 기록했다. 하지만 하이패스트볼은 타율 .274, 장타율 .438로 성적이 떨어졌다.
주권이 정규시즌 동안 두산 타자들에게 의도적으로 하이패스트볼을 많이 던졌는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승부처에서 등판할 주권이 하이패스트볼을 적극 활용할 것은 틀림없이 보인다.
반대로 보면 두산은 주권의 하이패스트볼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다. 주권의 하이패스트볼을 받아쳐 유일한 홈런을 기록한 김재환의 활약이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