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점을 데뷔로 따지면 2년 만이었지만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때부터 따져보면 5년 만에 찾아온 슬럼프였다. 준은 스무 살 때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1년 뒤 작곡팀으로 옮기면서 프로듀서 계약을 맺었고 그 이후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낫 투데이’(Not Today), ‘로스트’(Lost), ‘어웨이크’(Awake) 등을 공동 작사, 작곡했다.
촉망받던 신예 프로듀서였던 준은 ‘나의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둥지를 현 소속사인 인넥스트트렌드(플라네타리움)로 옮겼고, 2018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데뷔 싱글을 발표하고 새 출발에 나섰다. 지금은 싱어송라이터와 프로듀서 활동을 병행 중이다.
준은 지난해 말부터 이번 미니앨범에 대한 구상을 시작했고 ‘부담 없이 자유롭게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앨범에는 그렇게 탄생한 5곡이 실렸다. 타이틀곡 ‘애니웨어’(Anywhere)를 비롯해 ‘오프닝’, ‘날씨의 하루’, ‘나우’(Now), ‘뷰티풀’(Beautiful) 등이다. 알앤비, 시티팝, 팝, 보사노바 등 장르는 다채롭다.
“슬럼프에서 벗어난 뒤부터는 다시 음악 작업에만 매진했어요. 작업하느라 술도 안 마시다 보니 작년보다 체중이 15kg나 빠졌고요. 앨범에는 날씨 좋은 날 드라이브하면서 듣기 좋은 서머송들이 많이 담겼어요. 전체적으로 청량감 있고 밝고 희망찬 느낌인 곡들이죠.”
준의 음악 열정은 다시 가득 채워진 상태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슬럼프도 탈출했으니 올해가 가기 전 앨범을 하나 정도 더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목표를 묻는 말에는 아래와 같은 답을 내놨다.
“‘아티스트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되는 게 목표에요. 치즈 선배님이 피처링을 맡아 제 노래를 도와주셨다가 제가 쓴 곡이 마음에 든다면서 작곡을 의뢰하신 적이 있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작업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으면 해요. 아티스트가 정말 좋아서 곡 작업을 의뢰할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로 자리 잡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