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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9년이 지난 뒤 안타 기록이 잘못된 사실이 발견됐다. 그의 통산 안타 기록은 3000개에서 2997개로 수정됐다. ’미스터 3000‘이라는 자존심 하나로 살아온 스탠 로스는 충격에 빠졌고 부족한 안타 3개를 채우기 위해 47살의 나이에 다시 메이저리로 돌아간다.
스탠 로스는 동료들의 놀림과 언론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안타 2개를 쳐냈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안타 1개만 추가하면 마침내 3000안타를 채우게 된다. 하지만 스탠은 진정한 팀의 의미를 뒤늦게 깨닫고 스윙 대신 희생번트를 선택하게 된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베테랑 타자 애드리안 벨트레(38)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글로브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 4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회말 호쾌한 2루타를 터뜨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2999안타의 벨트레가 드디어 3000안타를 채우는 순간이었다. 1998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해 박찬호와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벨트레는 다저스(1998~2004), 시애틀(2005~2009), 보스턴(2010), 텍사스(2011~현재)를 거치며 개인 통산 2771경기, 1만481타석 만에 금자탑을 쌓았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3000안타를 달성한 것은 벨트레가 처음이었다. 현역 선수로는 지난해 3000안타를 달성한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말린스)와 벨트레가 유이하다. 이치로는 아시아 선수 최초의 3000안타 주인공이 됐다.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을 얻은 3000안타 타자는 어김없이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자격을 얻고도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 못한 선수는 금지약물로 얼룩진 라파엘 팔메이로 뿐이다.
3000안타 주인공들을 살펴보면 오른손 타자가 16명, 왼손타자가 13명이었고 2명은 스위치히터(피트 로즈, 치퍼 존스)였다. 이 가운데 10명의 선수는 한 팀에서만 뛰면서 3000안타를 달성했다.
3000안타를 넘어 4000안타를 돌파한 선수는 2명이 있었다. 피트 로즈(4256개)와 타이 콥(4191개)의 4000안타는 오늘날 메이저리그에서 도저히 근접하기 힘든 불멸의 기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프로야구에선 3000안타를 친 선수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개인통산 최다안타 1위는 ‘양신’ 양준혁의 2318안타다. 현역 선수 가운데는 박용택(LG)이 기록 중인 2166개(8월 1일 기준)다. 프로야구 전체 기록으로도 양준혁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국민타자’ 이승엽은 통산 2118안타를 때려냈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일본에서 활약하지 않았더라면 3000안타를 돌파했을 가능성이 크다. 참고로 이승엽은 일본에서 8시즌 동안 686안타를 쳤다.
물론 한국인으로서 3000안타를 달성한 주인공은 있다. 바로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했던 재일동포 장훈이다. 장훈은 1959년부터 1981년까지 활약하며 통산 3085안타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1980년에는 통산 3000안타를 기록한 공로로 당시 최규하 대통령으로부터 체육 훈장 맹호장을 받기도 했다. 장훈의 3085안타는 현재까지도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다안타이자 유일한 3000안타 기록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