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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 고효율 운영이 가장 돋보였던 부분은 개회식과 폐회식이었다. 그동안 개·폐회식은 개최국의 국력과 위용을 과시하는 기회였다. 막대한 물량과 인력을 투입한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이 대표적인 예다. 베이징 올림픽의 경우 개회식 비용으로만 약 1100억원이 넘게 들었다. 소치 올림픽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리우 올림픽 개회식에 들어간 비용은 베이징의 20분의 1인 55억원에 불과했다. 폐회식은 개회식의 4분의 1 수준인 14억원으로 해결했다.
리우 올림픽은 대규모 인력이나 특수효과는 없었지만 아날로그적인 기발한 아이디어와 환경보호라는 뚜렷한 메시지로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돈이 없어서 좋은 개·폐회식을 만들 수 없다는 말은 핑계라는 것을 리우가 잘 보여줬다.
핸드볼 경기장인 퓨처 아레나는 올림픽이 끝나고 500여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4개의 공립학교로 탈바꿈한다. 펜싱과 태권도 경기가 열린 카리오카 아레나3도 850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올림픽 부속 학교로 용도가 변경된다.
이제 올림픽의 바통은 201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평창이 이어받았다. 개막을 77주 앞둔 평창 역시 저비용 고효율에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평창 올림픽은 저비용 고효율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올림픽 개최시설 가운데 정선 알파인스키 경기장,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개·폐막식장의 사후 계획을 여전히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들어설 개·폐막식장은 몇 차례나 계획과 설계가 바뀌면서 애꿎은 혈세가 낭비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시간짜리 행사 4번을 하려고 1400억원의 예산이 낭비될 판”이라는 비판에 제대로 항변하지 못하고 있다. 행사 후 일부 시설을 철거한 뒤 올림픽 기념관으로 활용한다는 막연한 계획뿐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유치 당시 개최 비용을 8조원 정도로 예측했다. 지금은 13조원 대로 늘었다. 여기에 1조원 이상의 추가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 평창은 리우부터 저비용 고효율의 노하우를 배워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