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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주자를 3루에 두었을 때 좋지 못한 결과를 낸 것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3루까지 주자를 보내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힘들게 보낸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하게 되면 두배 이상의 충격이 온다. 상대 팀엔 자신감까지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LG는 주자를 3루에 둔 상황에서 특별히 약한 모습을 보였을까. 기록을 분석해 보면 LG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조금쯤은 알아볼 수 있다.
우선 LG는 3루에 주자를 뒀을 때 파괴력 있는 공격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다. 주자 3루 상황에서 타율이 2할7푼6리에 그쳤다. 2,3루와 만루 찬스에선 3할 이상의 타율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타율 자체가 낮은 팀은 거의 없다.
다만 3루 주자를 효율적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던 것은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LG는 지난 시즌, 모두 57개의 희생 플라이를 기록했다. 9개팀 중 가장 많은 수치다. 특별히 3루 찬스가 많은 것은 아니었음을 감안하면 효율적으로 주자를 불러들이는 능력 자체가 떨어진 것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LG는 주자 1,3루시 특별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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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병살타 부문서 112개로 125개의 한화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100개 이상 병살타를 친 팀은 한화와 LG 두 팀 뿐이었다.
치고 달리기를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상황도 1,3루이고 페이크 번트나 슬래시 등 작전을 쓰기도 용이하다.
LG가 1,3루서 특별히 약했다는 건 그만큼 야구를 알고 움직이는데 서툴렀음을 뜻하는 것이라 할 수 이다. 상대가 가장 곤란하게 여길 수 있는 상황에서 약했다는 건 그만큼 부담을 주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특히 1,3루 상황에서 장타율이 3할6푼4리로 뚝 떨어지는 문제점을 보이기도 했다. 한 방에 두 명의 주자를 불러 들일 수 있는 기회도 많이 만들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양상문 감독이 “3루”를 특별히 강조한 이유에도 바로 이 1,3루 상황에서의 약점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주자 상황에 따라 야구를 알고 풀어가는 능력을 끌어올려 달라는 주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연 LG가 ‘알고 하는 야구’에 대한 해법을 명확하게 찾을 수 있을까. 선수들이 숙제를 얼마나 잘 풀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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