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다 스윈튼 “봉준호는 내 형제, 고향에 온 기분” 

  • 등록 2017-06-14 오후 2:27:35

    수정 2017-06-14 오후 2:27:35

신태현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고향에 온 기분이에요.”

‘설국열차’에 이어 ‘옥자’로 또 한 번 봉준호 감독과 작업한 세계적 배우 틸다 스윈튼이 한국과 한국 관객에게 친근감을 드러냈다.

스윈튼은 1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영화 ‘옥자’ 아시아 기자회견에서 “드디어 ‘옥자’를 한국에 데려왔다”며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에 대해서도 “이제는 한국 영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아름다운 경험이다”고 말했다.

스윈튼은 2009년 ‘아이 엠 러브’와 2013년 ‘설국열차’, 그리고 2015년 명품 브랜드의 행사 초청으로 내한했다. 이번이 네 번째 방문이다. 그 중의 두 번을 봉준호 감독의 영화로 찾았고, ‘옥자’는 특별히 제작자로 참여했다. 봉준호 감독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컸다.

“‘옥자’를 보고서 ‘인터내셔널하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영화에는 보편성이 있어요. 미자가 하는 선택들이 여성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선택들은 결국 사랑이거든요. 사랑은 보편적인 가치잖아요. 영화의 메시지를 떠나서 미자와 옥자, ‘두 사람’을 통해서 사랑을 포기하지 않아도 직면한 현실을 헤쳐갈 수 있다는 영화의 암시가 특히 좋았어요. 그런 점에서 봉준호 감독을 존경합니다.”

스윈튼은 극중에서 다국적 그룹 미란도의 여성 CEO로 미자, 옥자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옥자’는 사건을 이끄는 중심인물이 다 여성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남성이 중심인 영화판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스윈튼은 “여성이 남성과 경쟁하는 건 영화계만의 문제는 아니다”면서 “‘옥자’는 영화가 가진 보편적인 가치 때문에 여성적이라기보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다”는 견해를 전했다. 스윈튼에게 봉준호 감독은 어떤 존재냐고 물었다.

“(봉준호 감독은) 나의 형제입니다. 봉준호 감독과 이렇게 함께 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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