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격의 사유는 스코어 카드를 잘못 적어냈을때 적용되는 골프 룰 6조 6항 위반. 바로 1라운드 스코어보다 2타를 낮춰 적어낸 것을 경기위원회측에서 지적한 것이다.
이날 비예가스는 15번 홀에서 그린을 향해 어프로치를 했지만 애석하게도 볼은 굴러내려 원래 지점으로 돌아왔고 다시 그린에 올려 더블 보기로 홀을 마무리 했다. 본인의 실망하는 표정은 물론 중계진과 관중들의 안타까움은 TV화면에 그대로 나타났다.
다음 날 경기에 나서기 위해 클럽하우스를 찾은 비예가스는 골프 룰 6조 6항 위반과 함께 23조 1항 `루스 임페디먼트` 처리 규정 위반을 통보받게 됐고 아쉽지만 시즌 첫 대회를 접어야 했다.
◇ 비예가스는 무슨 룰을 위반했나
골프 경기에서 볼을 치고 난 후 디봇을 다시 정리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몸에 배어있는 일상적인 행동이다. 비예가스도 평소와 다름없는 행동, 즉 자신이 만든 디봇과 나무 부스러기를 클럽으로 정리했다.
그러나 어프로치를 한 볼은 원래 위치로 다시 굴러내려오고 있었고 `볼이 움직이고 있을 때는 그 진로를 방해할 만한 사물을 이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루스 임페디먼트` 처리 규정을 위반하게 된 것이다. 규정에 따라 2벌타가 부과되는 행동을 하고 만 것.
◇ 자신에게 벌타를 부여하고 스타가 된 `브라이언 데이비스` 지난 해 4월 PGA 투어 `버라이즌 헤리티지` 대회 최종라운드 18번 홀에서 멋지게 버디를 기록하며 `8자 스윙`의 대명사 짐 퓨릭과 연장전을 치르게 된 브라이언 데이비스(영국)는 18번 홀에서 속개된 연장 첫번째 홀에서 세컨 샷을 그린 왼쪽 해저드로 보내고 말았다. 다행히 갈대밭으로 이뤄진 해저드라 세번째 샷을 하기에 무리가 없는 위치에 볼이 놓여 있었고 무난히 그린에 올렸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미세한 나뭇가지의 움직임을 감지했고 곧바로 경기위원을 불러 백스윙을 하면서 클럽이 나뭇가지에 닿아 `루스 임페디먼트` 처리 규정을 어겼다고 말하고 스스로에게 2벌타를 부여했다. PGA투어에서 우승 기록이 없는 데이비스에게는 다시 올 수 없는 기회였지만 결국 동반자 짐 퓨릭의 우승을 인정했다. 하지만 골프 팬들에게 최고의 찬사를 받으면서 이 대회의 실질적인 주인공이 됐다.
◇ 규정을 준수하면서 바위를 옮겨버린 `타이거 우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1999년 피닉스오픈 최종 라운드 파5 13번 홀에서 티 샷한 볼이 페어웨이를 완전히 벗어나면서 사막 모래밭에 떨어졌다. 세컨 샷 지점으로 이동하여 확인해 보니 볼은 직경 1m가 넘는 바위 아래에 놓여 있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타를 받은 후 구제를 받거나 바위를 피해 레이업을 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타이거 우즈는 이 바위가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인 `루스 임페디먼트`라고 주장하였고, 잠시 경기위원과의 논의 끝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캐디와 갤러리의 도움을 받아 바위를 옮겼다. 우즈는 `루스 임페디먼트` 처리 규정에 무게나 크기의 제한이 없다는 점을 교묘히 이용하여 역사상 가장 큰 `루스 임페디먼트`를 치워 버린 것이다. 지금도 당시 대회장에는 `갤러리와 함께 옮긴 타이거 우즈 바위`라는 명판과 함께 이 바위가 기념으로 남아있다.
※ 루스 임페디먼트(loose impediment) 코스 안에 방치된 움직이는 자연 장해물. 고정되어 있지 않거나 땅에 단단히 박혀 있지 않은 것으로 돌, 나뭇잎, 나뭇가지, 동물의 변, 벌레 등이 이에 해당되며 플레이어가 제거를 해도 벌타를 부여 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