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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1일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미국과 결승전서 승리하며 초대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일본의 일본에 의한 대회였다. 세계소프트볼연맹(WBSC)가 명목상의 주최 단체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일본 야구계가 기획하고 만든 대회나 다름 없었다.
일본은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타이틀로 야구 대표팀의 스폰서를 받고 있다. 어떻게든 경기를 유치하고 이어가야 한다. 또한 2020년 올림픽에서 야구 종목 부활이라는 지상 과제를 안고 있다. 일본 입장에서 프리미어 12는 어떻게든 필요한 대회였다.
때문에 그들은 주인공이 되길 원했다. 참가국들의 항의나 따가운 시선 따위는 못 본 척, 못 들은 척 돌아섰다. 우직하게 우승만을 향해 갔다.
하지만 일본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에 4강전에서 발목이 잡히며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애써 2017년 WBC로 시선을 돌려보려 하지만 싸늘해진 여론까지 돌리는 건 당분간 어려운 일이 됐다.
반면 한국은 당당하게 주인공이 됐다.
대회 일정도 빠듯해 제대로 손발을 맞춰 볼 시간도 갖지 못했다. 여기에 일본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일정과 경기 운영은 더블 악재로 우리 대표팀을 덮쳤다.
그럼에도 한국 야구는 잡초처럼 살아 남았다. 그리고 화려한 꽃이 되어 피어났다.
주축 선수들의 잇단 해외 진출 선언으로 안 그래도 위기감이 컸던 한국 야구계다. 여기에 프리미어 12 우승은 가뭄 끝의 단비나 마찬가지였다. 오재원을 비롯한 새 얼굴들이 새로운 스타로 발굴되며 야구 팬을 넘어 국민들 사이로 퍼져 나갔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다. 한국 야구가 두 다리 든든히 버티고 서 있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여러가지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참 많은 것을 얻었다.
그 중 최고는 단연 ‘가장 깨끗한 플레이를 하면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는 자부심일 것이다. 대회운영의 불리함과 불공정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며 야구로 이겨낸 것, 그렇게 얻은 승리였기에 더욱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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