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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삼성 철벽 불펜의 든든한 한 축으로 활약했던 투수. 올 시즌엔 LG로 팀을 옮겨 유원상 봉중근과 함께 일명 ‘유·정·봉’ 트리오를 구축하며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는 그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는, 그 장면만으로 극적이었던 상황. 타석엔 박한이가 들어섰다.
하지만 팽팽한 긴장감을 깬 것은 사람이 아니라 그라운드였다.
볼 카운트 0-1. 정현욱은 주무기인 포크볼을 택했고, 박한이가 이 공에 걸려들며 1루쪽 땅볼이 됐다. 이닝이 종료되며 LG가 한 숨을 돌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순간, 1루수 김용의 앞에서 공이 갑자가 크게 튀어오르며 머리 위로 넘어가고 말았다. 공을 잡으려던 김용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을 만큼 순식간에 일어 난 일이었다.
이날 경기는 많은 명장면들이 슬라이드 처럼 이어진 좋은 승부였다.
LG는 1-1 동점이던 4회 3루 주자 김용의와 2루 주자 손주인의 더블 스틸로 역전 점수를 뽑아내는 기막힌 발 야구를 선보였다.
삼성은 수비에서 빛을 냈다. 1회 2사 만루 위기서 김용의의 안타성 타구를 박한이가 다이빙 캐치로 건져내는 멋진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 공이 빠졌다면 일찌감치 승부의 추가 기울 수 있었다.
결과가 어느 팀의 승리로 끝나건 박수 받을 수 있는 좋은 경기. 다만 새 흙을 교체한 뒤 아직도 제대로 정비가 되지 않아 바운드가 일정치 않게 튀고 있는 잠실 구장만이 유일한 방해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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