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세계 1위’…10억 잭팟 터뜨린 리디아 고 “유부녀로 첫 우승!”

결혼 후 첫 출전한 대회서 우승한 ‘새색시’ 리디아 고
지난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아들 정준 씨와 결혼
무기력 상태 겪었던 슬럼프 때 현재 남편 만나
이후 2년 동안 4승 따내…“남편은 내 행운의 부적”
  • 등록 2023-02-20 오후 6:00:45

    수정 2023-02-20 오후 7:23:22

리디아 고가 19일 끝난 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사진=LET 홈페이지)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우리 집에서는 며느리가 골프를 제일 잘 쳐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며느리 리디아 고(26·뉴질랜드)의 우승을 축하하며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적은 글이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는 19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 경제도시의 로열 그린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총상금 500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정태영 부회장의 아들인 정준 씨와 결혼한 리디아 고는 한 달여간의 신혼여행과 동계 훈련으로 시간을 보낸 뒤, 결혼 후 처음으로 나선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후원하는 이 대회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와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제외하고 가장 큰 상금인 500만 달러가 걸려 있다. 우승 상금도 75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10억원에 육박한다. 최근 출전한 4개 대회에서 3승을 거둔 리디아 고는 40억원에 달하는 큰 상금을 벌어들였다.

이 대회는 지난해보다 5배 커진 큰 상금 덕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이 가운데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1위다운 경기력을 펼친 리디아 고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해서 도전적인 일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항상 시즌 첫 대회는 내 경기력에 대해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어려운데 우승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LPGA 투어 3승을 거두며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 베어 트로피(최소 타수상)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하고 5년 만에 세계 랭킹 1위에 복귀했다. 이번 우승으로 유럽투어에서 4승째(타 투어 중복 제외)를 거뒀으며, LPGA 투어 통산 19승 등 프로 무대 통산 25승을 기록했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계속해서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현실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지경이지만 늘 코스에 있는 걸 즐기려고 노력해 온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리디아 고의 플레이 장면(사진=LET 홈페이지)
리디아 고는 만 15세였던 2012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했고 이듬해 2연패를 달성하며 ‘천재 소녀’로 주목받았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2승을 휩쓸며 최연소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최전성기를 보냈다. 그러나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동안 거둔 우승은 단 1승, 이때 리디아 고는 한 가지 일에 너무 몰두해 더이상 자신이 하는 일에 흥미나 성취감이 없어진 무기력한 상태를 겪고 있었다.

리디아 고의 심리 코칭을 돕는 정그린 그린코칭솔루션 대표는 과거 리디아 고가 목표보다 ‘삶의 가치’에 중심을 두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자, 다시 골프에 대한 열정을 찾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울러 정 대표는 “리디아는 항상 밝은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넘치도록 갖고 있다. 이는 회복 탄력성을 높여주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며 리디아 고가 다시 정상을 되찾을 수 있었던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리디아 고가 슬럼프를 끝낼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남편이 된 정준 씨다. 2021년 3년 만에 우승한 롯데 챔피언십 직전에 정준 씨를 만난 리디아 고는 이후 LPGA 투어에서만 4승을 따냈고,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로 2회 연속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리디아 고는 “그는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나은 선수가 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영감을 준다. 그를 만난 뒤 선수로 다시 잘 풀리기 시작해 나의 ‘행운의 부적’과도 같은 존재”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우승 후에도 리디아 고는 자신의 SNS에 “기혼 여성으로서 첫 번째 우승”이라는 글을 적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해 11월 리디아 고(왼쪽)가 LPGA 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우승하며 올해의 선수상 등 개인 타이틀을 싹쓸이하고 당시 예비 신랑이었던 정준 씨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이다.(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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