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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은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17초789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차지했던 최민정은 이로써 올림픽 2연패 위업을 이뤘다. 앞서 열린 여자 1000m, 여자 3000m 계주 은메달에 이어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로 이번 올림픽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아울러 최민정은 평창 대회 2관왕(1000m, 3000m 계주)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금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올림픽 쇼트트랙 개인종목에서 2연패를 달성한 것은 전이경(1994년 릴레함메르, 1998년 나가노) 이후 최민정이 처음이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 걸린 마지막 금메달을 가져가면서 개인 통산 올림픽 메달을 5개로 늘렸다. 역시 통산 메달 5개를 수확했던 쇼트트랙 전이경(46)과 박승희(30),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34)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꽃길만 놓인 것처럼 보였던 최민정의 선수 인생은 평창 대회 이후 꼬이기 시작했다. 특히 대표팀 동료였던 심석희(서울시청)가 평창 올림픽 당시 코치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최민정은 마음고생을 겪어야했다.
문자메시지 내용에는 최민정을 험담하고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심지어 문자메시지를 통해 평창대회 1000m 결승에서 심석희가 최민정과 고의로 부딪혔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최민정은 이 사건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경기에 전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적인 아픔이 컸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두 차례나 넘어지는 바람 발목과 무릎 부상을 입었다. 1차 대회 도중 귀국한 최민정은 부상 치료 때문에 2차 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베이징에 와서도 최민정은 심적인 부담감을 극복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대회 초반에 치렀던 혼성계주 2000m와 여자 500m 준준결승에서 일찍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다. 특히 500m는 레이스 도중 깨진 얼음에 걸려 스스로 넘어졌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그렇지만 최민정은 1000m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500m에서의 아쉬움을 씻었다. 1000m는 평창 대회 결승에서 심석희와 부딪혀 넘어져 메달을 놓쳤던 종목이었다. 최민정은 경기 후 ‘폭풍오열’을 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최선을 다한 레이스로 동료들과 함께 은메달을 합작했던 최민정은 주종목 1500m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환하게 웃었다. 이번 대회 초반 계속된 불운과 편파판정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 쇼트트랙은 최민정의 분전덕분에 환하게 웃으며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