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1차전 MVP' 박준서 "야구 그만두려 했는데..."

  • 등록 2012-10-08 오후 10:53:00

    수정 2012-10-09 오전 12:24:05

8회초 1사 1루 롯데 박준서가 투런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뉴시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가을야구’의 첫 경험은 짜릿했다. 포스트시즌 ‘초보’의 반란이었다. 롯데 박준서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물했다.

롯데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8-5, 역전승을 거뒀다. 승리의 중심엔 박준서가 있었다.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2타점.

선발 라인업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박준서. 그는 기회를 기다렸고 단 한 번, 그에게 찾아 온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롯데는 실책을 4개나 범하며 스스로 무너지던 상황이었다. 3-5로 뒤지던 8회초. 분위기는 두산 쪽으로 넘어간 듯 했다. 두산은 막강 셋업맨 홍상삼을 투입시키며 지키기에 나섰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8회초 1사 1루서 손용석 타석에서 박준서를 대타로 교체하겠다는 사인을 냈다. 용병술은 적중했다.

홍상삼을 상대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초구를 참은 박준서는 2구째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몰린 포크를 노려 힘껏 걷어올렸고 타구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5-5, 극적인 동점을 만든 순간이었다.

여기에 5-5 연장 10회초엔 선두타자 용덕한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또 한 번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번트 사인. 볼카운트 2B에서 번트를 댔지만 파울.

그는 차분이 다음 공을 기다렸고 이번엔 절묘하게 번트를 댔다. 타구는 약간 떠오른 듯 했지만 몸을 날려 잡으려던 두산 투수 김승회가 볼을 놓치며 1루에서 세이프. 분위기는 급격히 롯데 쪽으로 흘렀고 무사 1,3루서 황재균의 적시타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출전 기록이 없던 박준서. 그 상황에서는 부담감이 더 배가 되기 마련. 하지만 그의 집중력과 승리에 대한 갈망이 달콤한 열매를 맺게 했다. 그는 승리의 징검다리, 그 중심에 있었다.

데뷔 후 11년 만에 꿈의 무대를 밟은 박준서. 그는 천금같은 동점포와 절묘한 내야안타로 데뷔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박준서는 “2점차였고 막판이었기 때문에 대타 상황이 부담 되진 않았다. 홈런칠 생각까지는 못했다. 어떻게든 살아나가고자 했다. 선두타자 대타는 압박감이 큰데 주자가 나가 있을 때는 오히려 편하고 기분이 좋다. 세리머니는 내 스타일이라 평소대로 해 온 것이다. 초구부터 포크볼을 노렸다. 포크볼이 앞에서 잘 걸린 것 같다. 처음엔 빨랐는데 2구째엔 밋밋하게 들어오면서 잘 걸렸다. 프로하면서 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야구, 오래하고 볼 일이다. 사실 올해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었는데 그만 두려고 할 때 뭐가 오는 구나 싶었다. 기분이 너무 좋다. 프로 12년차, 캠프에 가지 못한 것이 약이 된 것 같다. 2군에서 훈련을 맘껏 했던 것이 좋았다. 내일 스타팅에 대한 기대는 없다. 나가던 사람이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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